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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rst] 7

7
  • 조회수19
  • 작성일2026.02.18






아버지가 변하기 시작하면서 싫어하는 부류가 생겼다. 원래부터 중산층 이상이었던 용들. 즉 자기와 달리 졸부가 아닌 용들. 아버지가 막 골프에 입문하며 소위 돈이 좀 많다는 용들과 어울려 필드를 다니면서 비슷한 재산을 형성하고 있는 인맥들을 사귀기 시작할 무렵이었다. 



처참하게 실패한 유학 유형의 전형이 되어 미국에서 돌아와 쥐 죽은 듯이 한국에 머무는 동안 나는 그런 이야기를 아주 많이 들었다. 나는 그 짧은 시간 동안 아버지에게서 또 다른 숨겨진 이면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아버지가 그 때 만난 사람들 중에는 아버지가 싫어하는 그런 부류들이 대부분이었다. 아버지는 비슷한 차를 타고 비슷한 브랜드의 골프웨어를 입고 비슷한 브랜드의 골프채를 휘두르며 어울려 다니면서 비슷하게 하고 다녔지만 그 특유의 타고난 품성 까진 비슷하게 흉내 내지는 못했다. 



특히나 아버지가 제일 싫어했던 이가 있었다. 그 남자는 명문대출신에 당시에 국내에 얼마 남지 않은 공CD 제조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용이었다. 규모가 그리 크진 않은 회사였어도 공장 두 개를 갖고 있었으며 딸린 직원만 이 백 명이 넘게 있었다. 그런 재산 형성 과정을 차치하고라도 그저 땅 하나 잘 물려받은 아버지와는 완전히 결이 다른 이 같아 보였다. 



아버지가 특히 그를 싫어하는 이유는 나와 비슷한 또래의 딸이 있었고, 그가 사사건건 나와 자신의 딸을 비교하는 투로 이야기한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그가 정말 그런 식으로 표현 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아버지가 지독하게도 열등감에 휩싸여 있다는 것 만큼은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아버지는 그 모임의 이야기를 할 때면 그 열등감 때문에 대부분 평정심을 잃은 상태로 그 용을 흉 봤으니까.



그렇게 그를 알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나보다 한 살 어리다던 그의 딸의 존재를 알게 되는 건 당연했다. 우연히도 듣게 된 그의 딸 이름을 들었을 때 당연하게 나는 동명이인이라 생각했다. 머릿속에 떠오를 때 마다 나를 괴롭히던 이름. 다른 사람인 걸 알면서 흔하면서도 흔하지 않은 이름이라 여기면서도 온 몸에 일제히 소름이 돋아나는 게, 이름만 들었을 뿐인데 내가 아직 이러고 있다는 게, 황당해서 웃겼다.



그 이름에 이끌려 절대로 가지 않으려 했던 그 허울 뿐인 아버지의 친목회 가족 모임에 참석하게 됐을 때도 나는 그런 나를 비웃었다. 어쩌면, 혹시나 하는 생각으로 기대를 하는 내가 한심해서. 그러나 거기서 나는 웃는 방법을 잃어버린 이의 얼굴처럼 있을 수 밖에 없었다. 



동명이인 일 줄 알았던 그 남자의 딸 엔젤이 유학가기 직전 다니던 그 학교, 그 학교의 1학년 부회장이었던, 어린 날 내 방황의 시작을 장식하게 했던 그 엔젤이 맞았기 때문이었다. 4년만의 재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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