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INGS
13화
아이들이 구석에 몸을 웅크리고 휴식을 취하는 동안, 제이는 실버윙을 무릎 위에 올려두었다. 실버윙은 아까부터 기운이 없는지 날개를 축 늘어뜨린 채 제이의 옷자락을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실버윙, 괜찮아?'
제이가 마음속으로 묻자, 실버윙의 커다란 눈동자가 제이를 향했다. 그리고 다시 제이의 머릿속으로 미약한 목소리가 흘러들어왔다.
[있지, 제이... 내 몸속에서 뭔가... 뭔가 이상한 게 소용돌이치는 것 같아.]
제이는 실버윙의 몸에 손을 얹었다. 차가웠던 비늘이 이전보다 뜨거워져 있었다. 실버윙의 가슴팍 안쪽에서 아주 작은 빛의 소용돌이가 일렁이는 듯한 진동이 느껴졌다.
"레온, 칸! 실버윙이 이상해. 몸 안에서 뭐가 움직이는 것 같다고 해."
제이의 급박한 말에 레온과 칸이 다가왔다. 하지만 실버윙은 겉으로 보기엔 그저 가만히 엎드려 있을 뿐이었다. 어떠한 외적인 변화도, 빛의 폭발도 일어나지 않았다.
"아무 일도 없잖아, 제이. 너 너무 예민한 거 아니야?"
칸이 심드렁하게 말했다. 레온 역시 실버윙의 상태를 살폈지만 고개를 저었다.
"그냥 태어난 지 얼마 안 돼서 피곤한 거겠지. 우리도 이제 좀 쉬어야 해. 폭발에, 굶주림에... 다들 한계야."
레온의 말대로 아이들은 하나둘 잠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배가 부르고 목마름이 가시자 지독한 피로가 덮쳐온 것이다. 로비에는 아이들의 고른 숨소리만이 감돌았다.
제이는 잠들 수 없었다. 초조함이 파도처럼 밀려와 가슴을 짓눌렀다. 실버윙은 제이의 품속에서 계속해서 몸을 떨고 있었다. 그것은 추위 때문이 아니었다. 마치 거대한 힘을 억지로 억누르고 있는 작은 용기(容器)가 한계에 다다른 듯한 떨림이었다.
'소용돌이친다고 했지...'
제이는 실버윙을 꼭 안아주었다. 은빛 비늘 아래에서 느껴지는 그 기괴한 박동은 점점 빨라지고 있었다. 밖에서는 여전히 잿빛 바람이 건물을 할퀴는 소리가 들려왔고, 안에서는 아이들의 평화롭지만 위태로운 잠이 이어지고 있었다.
제이는 실버윙의 떨림을 온몸으로 느끼며 간신히 눈을 감았다. 하지만 의식의 끝자락에서 그는 느낄 수 있었다.
내일 아침이 오면, 실버윙과 자신, 그리고 이 거처에 있는 모든 이들의 운명이 다시 한번 거대한 폭풍 속으로 휘말려 들어갈 것이라는 사실을.
어둠 속에서 실버윙의 몸이 아주 미세하게, 하지만 확실한 은빛으로 다시금 박동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