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INGS
17화
갈등이 폭발하기 직전, 홀로그램 창은 비웃는 듯한 이모티콘과 함께 마지막 문장을 띄웠다.
[ 하등한 개체들에게는 선택권이 없다. ]
[ 대답은 오직 '드래곤'만이 누를 수 있다. ]
아이들은 얼어붙었다. 모든 시선이 제이의 품 안에 있는 작은 생명체, 실버윙에게 쏠렸다.
제이는 당혹감에 휩싸였다. 실버윙은 아직 태어난 지 하루도 되지 않은 아기였다. 그런 실버윙에게 자신들 모두의 운명이 걸린 선택을 맡겨야 한다니.
"제이... 어떻게든 해봐! 실버윙한테 2번을 누르게 해!"
"닥쳐! 1번을 눌러야 우리가 나중에 저 괴물들을 다 죽일 수 있단 말이야!"
아이들이 제이를 향해 소리쳤다. 제이는 품 안의 실버윙을 내려다보았다. 실버윙은 커다란 눈동자로 푸른 창을 응시하고 있었다. 녀석은 아이들의 고함 소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무언가에 홀린 듯 천천히 창을 향해 날개를 파닥거리며 다가갔다.
'실버윙, 안 돼. 신중해야 해.'
제이는 마음속으로 외쳤다. 실버윙은 공중에 떠 있는 두 개의 버튼 앞에서 멈춰 섰다. 1번 문항 주위로는 찬란한 금빛 아우라가 감돌고 있었고, 2번 문항은 안정적이지만 평범한 푸른 빛을 내뿜고 있었다.
실버윙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제이를 돌아보았다. 녀석의 머릿속에서 제이에게만 들리는 짧은 전언이 울려 퍼졌다.
[ 제이... 내가 느껴지는 건... 이쪽이야. ]
실버윙의 작은 앞발이 1번 문항, **'천천히, 하지만 누구보다 강해지는 길'**을 향해 뻗어 나갔다. 아이들은 모두 숨을 멈췄다. 어떤 이는 기대를, 어떤 이는 절망을 품은 채 그 작은 발끝이 빛에 닿기를 기다렸다.
실버윙의 발톱이 1번 버튼에 닿기 직전, 홀로그램 창에서 붉은 경고등이 한 번 더 번쩍이며 로비의 공기가 기괴하게 뒤틀리기 시작했다.
제이는 직감했다. 이 버튼을 누르는 순간, 자신들은 더 이상 평범한 '아이들'로 남을 수 없을 것이라는 사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