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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NGS 20화

13 실버윙
  • 조회수18
  • 작성일2026.02.21

WINGS


20화




로비에 감돌던 공기는 이미 액체처럼 무거워져 있었다. 아이들의 거친 숨소리와 굶주림에 찌든 침 삼키는 소리가 기괴한 화음을 만들어냈다. 실버윙은 제이의 품 안에서 가늘게 떨고 있었다. 녀석의 눈동자 속에는 공포가 아닌, 이 기괴한 시스템의 본질을 꿰뚫어 보는 듯한 슬픈 지혜가 서려 있었다.



제이의 머릿속으로 실버윙의 떨리는 의지가 다시 한번 파고들었다.



[ 제이... 이건 답이 없는 문제야. 어느 쪽을 골라도 우리는 살아남을 수 없어... ]



제이는 전율했다. 1번을 고르면 고립된 채 서서히 죽어갈 것이고, 2번을 고르면 강력한 존재의 노예가 되거나 종속될 것이라는 뜻이었다. 이 선택지는 선물이 아니라, 아이들을 파멸로 몰아넣기 위한 정교한 덫이었다.


"뭐라고? 답이 없다고?"


제이가 자신도 모르게 입 밖으로 소리를 내뱉었다.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칸이 달려들었다.


"닥쳐! 대답하게 하지 말라고 했지!"


칸의 거대한 손이 제이의 멱살을 낚아챘다. 제이는 숨이 턱 막히며 허공으로 들어 올려졌다. 칸의 눈은 이미 인간의 것이 아니었다. 굶주림과 광기에 절어버린 짐승의 눈이었다. 제이는 발버둥 쳤지만, 칸의 손아귀는 강철처럼 단단했다.


"말하면 죽여버릴 거야. 그 용 새끼랑 너랑 둘 다!"


제이는 시야가 흐려지는 와중에도 홀로그램 창을 응시했다. 실버윙의 말이 맞다면, 이 판을 깨야 했다. 제이는 죽을 힘을 다해 칸의 팔을 걷어찼다. 예상치 못한 저항에 칸의 힘이 아주 잠깐 느슨해진 찰나, 제이는 미끄러지듯 그의 손아귀에서 빠져나왔다.


"저 자식이!"


아이들이 제이를 덮치려 했지만, 제이는 전력으로 홀로그램 창을 향해 몸을 던졌다. 1번도, 2번도 아니었다. 제이는 선택지들이 떠 있는 공간이 아닌, 아무런 글자도 적혀 있지 않은 칠흑 같은 공백의 모서리를 향해 손가락을 찔러 넣었다.


"죽어!"


칸이 제이의 등을 향해 주먹을 내리꽂으려던 순간이었다. 제이의 품 안에 있던 실버윙이 번개처럼 튀어 올랐다.



카악!



작은 은빛 형체가 허공을 가르더니 칸의 뒷목을 사정없이 할퀴었다.


"으아아악!"


칸이 비명을 지르며 뒤로 물러났다. 그 틈에 제이의 손끝이 홀로그램 창의 여백에 닿았다. 시스템의 허점을 찌른 비정상적인 입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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