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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NGS 21화

13 실버윙
  • 조회수23
  • 작성일2026.02.21

WINGS


21화




치지직, 치직—!



푸른 빛이 미친 듯이 점멸했다. 기계적인 음성이 깨진 라디오처럼 불협화음을 내뱉더니, 이내 차분하고도 서늘한 남성의 목소리로 변했다. 로비를 가득 채웠던 위압적인 연출이 사라지고, 오직 제이 앞에 작은 텍스트 창 하나만이 남았다.



[ ...놀랍군. 논리적 오류를 강제로 발생시키다니. ]



창에 뜨는 글자들이 바뀌었다. 더 이상 신적인 어조가 아니었다.



[ 나는 너희의 이해를 돕기 위해 스스로를 '상태창'이라 칭하겠다. ]



아이들은 넋을 잃고 멈춰 섰다. 상태창은 잠시 침묵하더니,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무거운 질문을 던졌다.



[ 선물을 주겠다. 하지만 조건이 있다. 선물을 받고 나면, 너희에게 나는 더 이상 필요 없는 존재가 되겠지. ]



글자들이 피처럼 붉게 변하며 마지막 선택지를 띄웠다.



1. 선물을 받은 뒤, 상태창(나)을 영구 소멸시킨다.


2. 선물을 받은 뒤, 상태창(나)을 유지시킨다.



"당연히 1번이지! 저 기분 나쁜 게 언제 우릴 죽일지 모르는데 당연히 없애야지!"


칸이 소리치며 버튼을 향해 달려들었다. 그는 이 시스템이 자신들을 농락한 것에 대해 극도의 적개심을 품고 있었다. 하지만 레온이 몸을 날려 칸의 허리를 껴안았다.


"안 돼, 칸! 멈춰! 저건 함정일 수도 있어!"


로비는 다시 한번 거대한 난장판이 되었다. 칸을 따르는 아이들과 레온을 지지하는 아이들이 뒤엉켜 주먹다짐을 벌였다. 칸의 추종자들이 실버윙을 향해 돌을 던지며 제이를 저지하려 했다.


"비켜! 저걸 없애야 우리가 산다고!"


칸의 추종자 중 한 명이 제이의 어깨를 밀쳤다. 제이는 바닥을 굴렀지만, 그의 눈은 2번 버튼, **'살린다(유지시킨다)'**를 향해 있었다.



제이는 직감했다. 이 시스템은 단순한 기계가 아니다. 자아를 가졌고, 자신들을 시험하고 있다. 만약 여기서 '소멸'을 택한다면, 선물은커녕 자신들 모두가 이 건물과 함께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공포가 엄습했다.



제이는 난투극의 틈새를 기어 기어 창으로 다가갔다. 칸의 주먹이 제이의 머리 옆을 스쳐 지나갔다. 제이는 비명을 지르며 2번 버튼을 내리눌렀다.



징—



순간, 로비에 가득했던 폭력의 소음이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눈부신 백색광이 아닌, 은은하고 따스한 청색 빛이 제이의 손끝에서 시작해 거처 전체를 감싸 안았다.



아이들은 그 온기에 취해 싸움을 멈췄다. 칸도, 레온도 멍하니 제이를 바라보았다.



상태창의 글자가 아주 천천히, 그리고 부드럽게 바뀌었다.



[ ...고맙군. ]



그것은 명령도, 조롱도 아니었다. 진심으로 안도한 생명체가 내뱉는 짧은 감사의 인사였다. 빛이 로비의 천장을 뚫고 하늘로 솟구치며, 제이의 망막 위로 새로운 시스템 메시지가 폭포처럼 쏟아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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