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NOW
3화
엄마는 그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다가, 내 머리를 부드럽게 핥아주었다.
"장하구나... 너는 정말 강한 아이야."
칭찬이었지만, 엄마의 눈동자에는 슬픔이 서려 있었다. 자식이 야생의 괴물이 되어가는 과정을 지켜봐야 하는 창조주의 비극 같은 것이었다.
그날 이후, 엄마는 며칠에 한 번씩 사냥해 온 먹잇감을 던져주었다. 하지만 뉴 드래곤의 몸으로 도시의 영악한 짐승들을 사냥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고역이었다. 고양이에게도 쫓기는 품종인 뉴 드래곤이 사냥꾼의 역할을 수행하려면, 자신의 목숨을 몇 번이고 걸어야 했다.
엄마의 몸은 날이 갈수록 무너져 내렸다. 사냥을 나가는 주기는 길어졌고, 가져오는 먹잇감은 점점 작아졌다. 사냥에 성공하지 못한 날이면 엄마는 빈손으로 돌아와 우리를 품에 안고 소리 없이 떨었다. 그 떨림은 추위 때문이 아니라, 자식들을 굶기고 있다는 공포 때문이었을 것이다.
일주일째 되던 날 밤, 엄마는 결심한 듯 우리를 불러 모았다. 평소보다 더 깊게 가라앉은 목소리였다.
"내일부터는 너희에게 사냥을 가르쳐주마. 이 도시에서 살아남으려면... 스스로 발톱을 세우는 법을 배워야 해."
형제들은 무서운 듯 엄마의 날개 밑으로 숨어들었지만, 나는 달랐다. '사냥'이라는 단어를 듣는 순간, 내 심장이 기분 좋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박스 틈새로 보이던 저 차가운 인공 눈의 세계로 나갈 수 있다니. 내 손으로 생존을 거머쥘 수 있다니.
"엄마! 지금요? 지금 당장 가면 안 돼요?"
나는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아장아장 엄마 앞으로 나섰다. 작은 꼬리를 바짝 세우고 당장이라도 밖으로 튀어 나갈 기세였다. 내 눈에는 두려움보다 호기심과 열망이 더 크게 넘실거렸다.
하지만 엄마는 힘겹게 눈을 감으며 고개를 저었다.
"아니... 오늘은 너무 피곤하구나. 조금만 쉬자. 내일... 내일 해가 뜨면 그때 시작하자꾸나."
엄마는 말을 마치기도 전에 쓰러지듯 바닥에 누웠다. 깊은 잠에 빠져든 엄마의 숨소리는 몹시 거칠었고, 거대한 날개는 힘없이 축 늘어져 있었다. 나는 아쉬운 마음에 잠든 엄마의 곁을 맴돌다, 엄마의 품속으로 파고들었다.
내일이면 나는 이 박스를 나갈 것이다. 그리고 진짜 세상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나는 설레는 마음을 안고, 아직 가시지 않은 입안의 비릿한 맛을 되새기며 천천히 눈을 감았다.
박스 밖에는 여전히 소리 없이 차가운 인공 눈이 쌓여가고 있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