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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OW 4화

13 실버윙
  • 조회수14
  • 작성일2026.02.22

SNOW


4화




잠결에도 느껴지던 든든한 온기가 사라졌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박스 안은 이미 차가운 새벽 공기로 가득 차 있었다. 평소라면 엄마의 거친 숨소리와 꼬리가 비늘을 스치는 소리가 들려야 했지만, 들리는 것이라곤 형제들의 얕은 잠꼬대뿐이었다.


"엄마는...?"


잠에서 깬 형제들이 하나둘씩 눈을 비비며 물었다. 우리는 당연히 엄마가 사냥을 나갔을 거라고 생각했다. 어젯밤, 내일부터는 사냥을 가르쳐주겠다고 약속했으니까. 아마 우리에게 줄 아침 식사를 구하러 평소보다 조금 일찍 서두르신 모양이라고, 우리는 서로를 다독이며 박스 구석에 웅크려 앉았다.



하지만 정오를 지나 태양이 가장 높게 떴을 시간에도(비록 잿빛 구름에 가려 희미했지만), 엄마는 돌아오지 않았다. 오후의 긴 그림자가 아파트 단지의 낡은 외벽을 타고 박스 안까지 침범할 때쯤, 박스 안의 공기는 '기다림'에서 '불안'으로 바뀌었다.


"내가 가볼게."


결국 첫째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평소 엄마를 가장 많이 닮아 늠름했던 첫째의 눈에 단호함이 서렸다. 둘째도 겁에 질린 표정이었지만 언니의 뒤를 따르겠다며 발톱을 세웠다.


"나도! 나도 같이 가요!"


내가 다급하게 앞발을 내밀며 외쳤다. 어젯밤부터 사냥을 갈망했던 내 몸속의 피가 요동치고 있었다. 하지만 첫째는 차가운 눈빛으로 나를 막아세웠다.


"안 돼. 넌 막내잖아. 여기서 셋째랑 같이 박스나 지키고 있어. 우리가 엄마랑 같이 금방 돌아올게."


단호한 거절이었다. 뉴 드래곤들 사이에서 막내는 언제나 보호받아야 할 존재이자, 짐이 되는 존재였다. 첫째와 둘째는 내 대답도 듣지 않은 채 눅눅한 종이 박스 틈새 너머로 몸을 날렸다. 그들의 작은 꼬리가 어둠 속으로 사라지는 것을 보며, 나는 입술을 깨물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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