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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rst] 22

10
  • 조회수22
  • 작성일2026.02.22






엔젤의 목소리가 분명했다. 그 목소리에 내가 얼마나 웃었는지 모르겠다. 그 교회 한 번 가본 적 없게 생긴 예수의 헤어를 하고 있던 놈이 건넨 그 약이 진짜였다니. 한참을 웃는데 몸이 으슬으슬 춥기 시작했다.



떨리는 손으로 내 눈 앞에 있는 엔젤의 뺨을 건드렸지만 금방 피해버린다. 누워있는 나를 내려다보는 눈빛이 너무 차갑다. 이건 진짜 같잖아. 이러면 나 진짜라고 착각할 지도 몰라. 천천히 또 허공 속에 손을 흔들었다.





고신 : "차라리 누가 나한테 총이라도 쐈으면 싶더라. 미국에 있었을 때 말이야."





울컥하는 눈을 질끈 감았다가 떴다. 누운 내 옆에 쪼그려 앉아있는 얼굴은 누가봐도 엔젤이었다. 정말 약에 제대로 취한 게 틀림 없었다. 아무리 약에 취해도 엔젤의 환영이 완벽하게 재연됐던 적은 없었는데.



눈가가 뻑뻑해서 제대로 웃을 수도 없었다. 내가 또 손을 뻗으려 하자 엔젤로 보이는 것이 내 손을 저지시키고 가만히 내려다보며 내게 손을 뻗었다. 일어나, 말하는 목소리가 잠겨있긴 했지만 엔젤의 것과 똑같았다. 



차라리 내 옆에 있는 게 정말 너였으면 좋겠어.



근데 가슴의 통증은 여전하다. 내가 자꾸 콜록거리자 내 눈 앞에 있는 형체가 내 명치를 쓰다듬었다. 눈물이 나게 따뜻한 손길이었다. 기침 끝에 마른 웃음이 튀어나왔다. 큭큭 대다가 또 기침을 반복했고, 그 짓을 하는데 웃음이 아니라 눈물이 날 것 같았다. 눈 앞이 흐려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차라리 정말 너였으면 좋겠어, 이건 미국에 있을 때도 자주 했던 생각이다. 





고신 : "야."


엔젤 : "....."


고신 : "니 말 맞아. 나는 그냥 쓰레기일 뿐이야."





그 때 학교에서 마지막으로 나를 쳐다보던 그 눈길을 잊을 수가 없다. 아마 죽을 때 까지 그 눈빛은 잊지 못할 것이다. 자조적으로 웃더 엔젤의 상처받은 얼굴, 마지막에 나를 한 번 쏘아보던 눈길엔 그런 악담이 담겨 있었다. 



나를 밀치고 나를 지나쳐 나서버린 엔젤의 뒷모습이 오래 잊히지 않았다. 내가 뭐라고 너한테 그런 상처를 남겼을까. 나는 정말 엔젤이 말한 것 처럼 쓰레기 같이 살았다. 미국에 가자마자 나와 비슷한 정신세계를 가진 애들과 뭉쳐 다니면서 아버지의 돈을 쓰면서도 가끔은 내가 이렇게 된 게 다 아버지 탓일 지도 모른다고 책임전가를 하면서. 



그럴 때면 잊으려고 발악을 하면서도 잊지 못하던 그 얼굴을 똑똑히 떠올렸다. 열여덟의 끝, 배부른 방황의 시기에 갑자기 내 마음에 들어온 너를. 내 한 번 뿐인 첫사랑인 너에게 상처를 줬다는 걸 똑똑히 기억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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