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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OW 9화

12 실버윙
  • 조회수18
  • 작성일2026.02.22

SNOW


9화




저녁 시간이 되자, 아주머니는 우리 앞에 커다란 은색 그릇을 놓아주었다. 그 안에는 불법 거래소에서 보았던 것보다 훨씬 더 질 좋고 향긋한 냄새가 나는 고급 사료가 가득 차 있었다. 아주머니는 다정한 손길로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웃었다.


“자, 아가. 많이 먹으렴. 이제 넌 안전하단다.”


그녀의 손길은 따뜻했고, 눈빛에는 악의가 없었다. 아주머니가 나쁜 사람이 아니라는 것쯤은 어린 나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친절함이 깊어질수록, 내 마음 한구석에서는 원인 모를 거부감이 치밀어 올랐다.



다른 아이들이 사료를 맛있게 씹으며 행복한 표정을 지을 때, 나는 그릇에 담긴 알갱이들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향긋한 냄새 사이로 불현듯 다른 냄새가 끼어들었다. 차가운 보도블록 위로 흘러넘치던 엄마의 검붉은 피 냄새, 그리고 트럭에 실려 가며 울부짖던 형제자매들의 비명 소리.



‘너희는 지금 어디에 있니? 너희도 지금 이런 달콤한 사료를 먹고 있니?’



역겨움이 목구멍까지 차올랐다. 아무리 고급스러운 음식을 먹고 비단 침대에 누워 있어도, 내 머릿속은 온통 잿빛 샛길과 낡은 종이 박스, 그리고 엄마의 마지막 모습으로 가득 찼다. 이 화려한 평화는 우리 가족의 희생 위에 세워진 신기루 같았다.



밤이 깊어지자, 다른 드래곤들은 배를 내밀고 평온하게 잠이 들었다. 하지만 나는 푹신한 쿠션이 가시방석처럼 느껴져 몇 번이나 몸을 뒤척였다. 눈을 감으면 어김없이 엄마의 죽음이 재생되었다.



나는 화려한 거실 한복판에서, 이름만 '프로스트'인 이방인이 된 채 지독한 역겨움을 견디며 겨우 잠에 들었다. 꿈속에서도 나는 여전히 그 쥐의 질긴 살점을 씹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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