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NOW
11화
그런데 내 미소를 본 클라우드의 표정이 묘하게 변했다. 장난기 가득했던 노란 눈동자에 짙은 그리움과 슬픔이 서렸다. 클라우드는 한참 동안 창밖의 어둠을 응시하다가, 이내 나를 돌아보며 아주 작게 속삭였다.
“너는… 꼭 쏜(Thorn)을 닮았네.”
“쏜? 그게 누구야?”
내 물음에 클라우드는 힘겹게 웃어 보였다.
“있어. 너 같은 생각을 하던 애가. 그 아이도 맨날 저 창밖을 보면서 숲에서 살고 싶다고 했지. 우리처럼 배불리 먹고 안전하게 자는 건 드래곤의 삶이 아니라고 말이야. 그때는 이해가 안 됐는데, 어쩌면… 너희가 맞는 걸지도 모르겠어.”
클라우드는 잠시 말을 멈추고 침을 꿀꺽 삼켰다. 목소리가 꽉 막힌 듯 거칠게 변해 있었다. 녀석은 고통스러운 기억을 끄집어내듯 겨우 말을 이어갔다.
“그 아이가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나한테 했던 말이 있어. ‘하나만 골라야 해, 클라우드. 야생이냐 인간들이냐. 둘 다 고를 수는 없어.’ 라고.”
비구름 때문에 어두워진 거실 안에서 클라우드의 목소리만이 선명하게 울렸다. 야생의 비릿한 생존과 인간의 안락한 예속. 그 사이에는 절대 건널 수 없는 깊은 강이 흐르고 있었다. 둘 다 가질 수는 없다는 그 말은, 마치 나에게 던지는 경고처럼 들렸다.
클라우드는 이내 감정을 추스른 듯, 아직 잠든 다른 아이들을 깨우기 위해 창틀에서 내려왔다. 녀석은 발걸음을 옮기며 아주 작게, 하지만 내 귓가에는 천둥소리처럼 크게 들리는 마지막 말을 남겼다.
“쏜은… 그 아이는, 내 오빠였어.”
창밖의 빗줄기는 더욱 굵어졌다. 나는 클라우드의 오빠였다는 '쏜'이라는 드래곤이 지금쯤 저 검은 숲 어딘가에서 사냥을 하고 있을지, 아니면 차가운 땅속에 묻혀 있을지 생각했다.
나는 결심한 듯 발톱으로 유리창을 살짝 긁어보았다. 유리 너머의 숲이 나를 부르고 있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