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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lse] 6

13 실버윙
  • 조회수14
  • 작성일2026.03.02

[Pulse]


6



연구원을 따라 도착한 새로운 실험실 중앙에는 학교 대강당에서 보았던 것과 흡사한, 그러나 훨씬 더 육중하고 복잡한 기계 장치들이 주렁주렁 매달린 캡슐이 놓여 있었다. 아르젠타는 거부할 틈도 없이 그 차가운 유리 원통 안으로 밀려 들어갔다.



‘나는 정말 혼혈인 걸까? 만약 그렇다면, 내 안에 섞인 건 어떤 끔찍한 괴물일까.’



가족도 없이 홀로 남겨진 13살 소녀에게 이 상황은 감당하기 힘든 무게였다. 캡슐의 해치가 닫히자 외부의 소음이 차단되고 오직 자신의 거친 숨소리만 들려왔다. 아르젠타는 문득 아까 아이들이 했던 말을 떠올렸다. 13살에 반응이 나타나면 약한 몬스터일 거라고. 차라리 아주 약해서, 정부가 자신에게 관심을 끄고 내보내 주길 간절히 바랐다.



그때였다. 캡슐 하단부에서 기계가 비명을 지르는 듯한 기괴한 마찰음이 들려왔다. 아르젠타가 깜짝 놀라 고개를 돌리자, 학교에서 보았던 것과 같은 홀로그램 패널이 허공에 떠올랐다.



[측정 중… (Analyzing…)]



잠시 뒤, 학교에서 보았던 'SP'와는 또 다른 붉은 글자들이 액정을 가득 채웠다.



[Classification: RP / BD Sector]



결과가 나오자마자 캡슐의 잠금장치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풀렸다. 해치가 열리고 밖으로 나온 아르젠타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연구원의 얼굴을 보았다. 그는 아르젠타를 쳐다보지도 않은 채, 미친 듯이 복도 끝으로 달려가 누군가를 부르기 시작했다.



덩그러니 혼자 남겨진 아르젠타는 차가운 실험실 바닥에 맨발로 서 있었다. 잠시 후, 아까보다 훨씬 직급이 높아 보이는 늙은 연구원과 함께 그 연구원이 돌아왔다. 두 사람은 아르젠타를 앞에 두고도 마치 물건을 취급하듯 심각한 표정으로 대화를 나누며 미친 듯이 컴퓨터 키보드를 두드렸다.


“이 수치가 가능하다고 생각하나? RP와 BD가 동시에 검출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야!”


“하지만 데이터가 증명하고 있습니다. 이건 단순한 혼혈 수준이 아닙니다.”


아르젠타가 겁에 질린 눈으로 그들을 빤히 바라보자, 대화를 나누던 늙은 연구원이 그녀와 눈이 마주치자마자 소스라치게 놀라며 뒤로 물러났다. 그는 마치 굶주린 맹수를 본 것처럼 혐오와 공포가 뒤섞인 얼굴로 벽면에 있는 커다란 비상 버튼을 거칠게 내리눌렀다.



순식간에 실험실 천장에 설치된 경보등이 붉게 회전하며 요란한 사이렌 소리를 내뱉었다.



[경고: 고위험 개체 추정(High-Risk Entity Detected)]


[1단계 방어 체계 가동: 마나 억제 가스 살포]



기계적인 안내 방송과 함께 천장의 노즐에서 진한 보랏빛 가스가 뿜어져 나왔다. 마나 억제 가스. 그것은 대기 중의 마나와 체내의 마력을 강제로 결합해 무겁게 가라앉힘으로써, 능력자의 혈관을 찢는 듯한 고통을 주고 무력화시키는 치명적인 무기였다.



가스는 순식간에 실험실 안을 가득 채웠다. 관찰창 너머의 연구원들은 방독면을 쓰면서도 아르젠타가 고통에 몸부림치며 쓰러질 것이라 확신했다.



하지만 이상했다. 보랏빛 안개 속에 갇힌 아르젠타는 그저 멍하니 서 있을 뿐이었다.



숨을 들이마셔도 가슴이 답답하지 않았고, 몸 어디에도 통증은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그 독한 가스가 피부에 닿을 때마다 은빛 머리카락이 기분 좋게 간지러운 듯 미세하게 일렁일 뿐이었다. 아르젠타는 아무런 느낌도 받지 못한 채, 당황해서 얼어붙은 연구원들을 향해 천천히 발을 내디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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