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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lse] 7

13 실버윙
  • 조회수22
  • 작성일2026.03.02

[Pulse]


7



실험실 문이 거칠게 열리고 방독면을 쓴 연구원들이 쏟아져 들어왔다. 그들은 보랏빛 가스 속에서도 멀쩡히 서 있는 아르젠타를 보며 경악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말도 안 돼... 농축도가 80%가 넘는 억제 가스인데, 어떻게 호흡기 점막조차 타지 않는 거지?"


"데이터 오류가 아니었어. 이 개체는 마나를 거부하는 게 아니라, 마나 자체를 무효화시키고 있어."


그들은 아르젠타를 마치 괴생명체 보듯 바라보다가, 이내 한 연구원이 서둘러 그녀를 밖으로 밀어냈다.


"번호 7721-A, 일단 숙소로 돌아가라. 더 이상의 검사는 상부 보고 후에 진행한다."


그들은 자기들끼리 뭉쳐 심각한 표정으로 낮은 목소리의 대화를 시작했다.



아르젠타는 뒤를 돌아 그들의 대화를 엿들을까 고민했다. 'RP/BD'라는 코드가 무엇인지, 왜 자신에게만 가스가 통하지 않는지 알고 싶었다. 하지만 연구원들의 서슬 퍼런 기세에 눌려 결국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다시 하얀 방으로 돌아온 아르젠타는 기다리고 있던 아이들에게 방금 겪은 일을 털어놓았다. 가스 속에서도 아무런 고통이 없었다는 말에 늑대 혼혈인 카이가 고개를 저으며 부정했다.


"그럴 순 없어. 억제 가스는 몬스터의 피가 섞인 우리에겐 치명적이야. 혈관에 뜨거운 납을 들이붓는 기분이라고. 네가 멀쩡했다는 건..."


"유전자 자체가 마력에 완전히 특화되어 있거나, 아니면 아예 마력이 0이라 반응할 매개체가 없어야 가능한 일이야."


여우 혼혈인 미아가 날카롭게 덧붙였다. 아르젠타는 침대에 앉아 깊은 생각에 빠졌다. 자신은 분명 '혼혈' 판정을 받았는데, 왜 마력에 반응하지 않는 걸까. 'RP/BD'라는 글자가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복도에선 아무런 인기척도 들리지 않았고 연구원들도 돌아오지 않았다. 그때, 벽면 한쪽에서 '삐이이-' 하는 기계음이 울리더니, 벽에 있는지도 몰랐던 틈새 구멍이 열리며 종이백 다섯 개가 툭 튀어나왔다.


"저녁이네."


린이 종이백 하나를 집어 아르젠타에게 건넸다. 학교에서 먹던 눅눅한 영양 팩일 거라 생각하며 봉투를 열었지만, 안 내용물은 달랐다. 딱딱한 에너지 바 세 개와 거무스름하게 말린 몬스터 육포가 들어 있었다. 혼혈 아이들을 위한 고단백 식단인 모양이었다.



아르젠타는 아무 맛도 느껴지지 않는 육포를 기계적으로 씹어 삼켰다. 배는 채워졌지만 마음은 더 무거워졌다. 식사를 마친 아이들은 긴장이 풀린 듯 자기들끼리 낮은 소리로 수다를 떨기 시작했다. 바깥세상 이야기, 혹은 자신들이 잡혀 오기 전의 기억들. 하지만 아르젠타는 그 대화에 낄 수 없었다. 텅 빈 원룸, 사라진 오빠, 그리고 내일 자신에게 닥칠 실험들 생각에 손톱만 만지작거리며 초조해했다.



그때, 굳게 잠겨 있던 문이 거칠게 열렸다. 아이들의 수다가 순식간에 멎었다. 들어온 사람은 아까의 방진복 차림이 아닌, 짙은 남색 제복을 입은 낯선 연구원이었다. 그의 눈은 피로와 광기로 충혈되어 있었다.



그는 방 안의 아이들을 훑어보지도 않은 채, 곧장 아르젠타를 향해 걸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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