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eaven]
1
초등학교 주제에 4층까지 있는 데다가 4층은 또 미로처럼 복잡하게 만들어 놓은 탓에 교실을 찾는데만 시간이 5분이 넘게 걸렸다.
그렇게 필사적으로 찾아 놓고는 막상 교실 문 앞에 도착하니까 발이 떼어지지가 않았다. 도대체 뭐하는 놈인거지, 난. 이 상황에서 피식 하고 웃음이 세는 내가 미쳐 보여서 난 짜증을 느낄 수 있었다.
난 신발주머니를 걸기 위해, 아니 어쩌면 그저 좀 늦게 들어가기 위해, 뒷걸음질을 쳤다.
내 출석 번호 따윈 알 리가 없지만, 그냥 비어 있는 칸 아무 데에나 쑤셔 넣고는 문을 닫아버렸다.
실수로 힘 조절을 못 했는지 쿵 하는 묵직한 소리가 나서 스스로도 놀라버렸다. 난 신경질적으로 천천히 뒷문을 두들겼다.
나 스스로는 나름 열심히 고심하고 쥐어짜서 한 행동이었는데 이번엔 또 소리가 너무 작았는지 대답이 돌아오지 않았다.
난 나 자신에게, 교실에게, 세상 그 모든 것에 대한 경악이 솟구쳐 헛구역질을 해댔다. 머릿속이 어질어질 했다.
난 재빨리 바로 앞에 있는 여자 화장실로 도망치듯 들어갔다. 다행히 안엔 아무도 없었다.
아무도 없다는 걸 확인하자마자 다리에서 힘이 풀려버리고 말았다.
주변 모든게 뿌옇게 보였다. 머릿속에서 현기증이 일었다.
나는 겨우 옆에 있는 세면대를 잡고 일어섰다. 온몸에서 비명을 지르는 듯 했고 귀에선 윙윙 거리는 소리 외엔 들리지도 않았다.
나는 겨우 손을 뻗어 시계를 확인했다. 눈에 초점이 맞지가 않았는지 보이지가 않았다. 난 꾹 시계를 누르며 심호흡을 해댔다.
화장실 특유의 공기를 마실 때마다 가슴에서부터 알 수 없는 답답함이 거꾸로 솟구쳤지만 그래도 차츰 눈 앞이 안정되기 시작했다.
9시 17분.
안정을 취하는데까지 17분이나 걸렸다.
평소에도 발작을 하는 아이였고 공포증이라면 무대공포증, 폐쇠공포증, 추락공포증, 고소공포증, 환공포증 등 없는 게 없는 아이였지만, 이렇게까지 심한 적은 없었는데.
밖에서 누군가가 내 이름 두 글자, 테라를 부르는 것처럼 느껴졌다. 벽에 막혀선지, 아직도 불안해선지 멍하게 들렸다.
난 순간적으로 놀랐는지 시계를 떨어뜨리고 말았다.
나는 자세를 낮춰 시계를 신경질적으로 꺼내며 반투명 유리창을 반사적으로 쳐다보았다.
복도 끝에 있는 반에서, 그러니까 내가 배정된 반에서 누군가가 뛰어오고 있었다.
내 나이 또래 여자 애였다. 선생님이 보낸 것일까. 비록 알지도 못 하는 선생님이었지만 불안감에 오싹해졌다.
난 스프링처럼 가장 가까운 화장실 칸 안으로 들어가 문을 잽싸게 잠궈버렸다.
몇 초 뒤쯤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쿵쾅쿵쾅.
내 심장 소리인지 다가오는 이의 발소리인지 하여튼 무언가가 날 옥좨어 왔다.
똑똑.
노크 소리였다.
난 무의식적에 침을 꿀꺽 삼키며 저도 모르게 뒷걸음질을 쳐버렸다.
다행히 그 아이는 그 소리를 못 들었는지 큰 목소리로 물었다. 나랑 다르게 쩌렁쩌렁한 목소리였다.
“ 거기 누구 있어요?”
난 대답하지 않았다.
“없어요?”
침묵.
아이가 잠시 고민하는 듯 서성이더니 이내 다시 움직이는 소리가 들렸다.
환청인지 진짜인지 그 아이가 ‘없네’라고 중얼거리는 것이 들렸고 난 천천히 주저앉았다.
이내 다시 화장실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내 목숨줄이 끊기려 하는 듯 숨이 쉬어지지가 않았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