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ide
2
헛구역질이 솟아올랐다.
난 그를 좋아하지 않았다. 그도 나를 좋아하지 않았다. 그런데, 왜. 감정이 드는 거지?
나는 공포도, 동정도, 슬픔도 그 어느 것도 아닌 헛구역질만 나오는 감정을 느끼며 얼굴을 찌푸렸다.
나는 내 앞에 우뚝 선 학교를 쳐다보며 어떻게든 그 기분을 풀어보려 했다.
이제 새 학년이야. 곧 다 잊혀질 거야. 예전에도 혼자 잘만 살아왔잖아. 새롭게 시작하면 돼.
라는 말을 스스로에게 중얼거려보았다. 기분이 좋아지진 않았다.
난 거북하게 학교를 올려다보았다.
평소 같았으면 건물처럼 보여야 할게, 흔들려 보였다. 어질어질 했다.
난 이 기분을 내리고자 발을 떼려 했지만, 내 몸은 내가 학교로 가는 것을 거부해버렸다. 뭐, 사실은 나도 내키진 않았지만….
그렇게 한참동안 돌처럼 굳은 채로 그곳에 서 있었다.
다행히 주변의 아이들은 서로 웃고 떠드느라 날 무시해주었다. 무시가 이럴 땐 도움이 된다고, 난 생각했다.
날 구해 준 것은 정적을 깨는 핸드폰 진동이었다.
난 주머니에서 먼지가 내려앉은 폰을 꺼 냈다. 구식에다가 원치 않는 추억도 담겨 있는 폰이었다.
윈드가 사준 마지막 선물, 이었다.
난 억지로 미소를 지으려 하며 온 메시지를 확인했다.
식스레그혼: 야, 고대신룡. 빨리 사무소로 와라. 어재 재판한 거, 결과가 나왔어. 얘기 좀 해봐야 겠다.
나의 억지 미소는 바로 풀려버리고 말았다.
어제의 재판. 다신 생각하고 싶지도 않았는데. 그걸 굳이 꺼내는 나의 변호사를 보며 욕을 중얼거렸다.
나는 그 메시지를 읽어버린게 후해되었다. 읽음으로 뜨면, 무시할 수가 없는데.
그런 나의 심정을 아는지 바로 내 손에서 한 번 더 진동했다.
식스레그혼: 야. 고신. 빨리 와라. 오래 못 기다려. 5분 안에 뛰어와. 어디서 읽씹을 할려고. 너 진짜 뒤지는 수가 있어. 너 지금 ㅈ 된 것도 모르냐?
평소의 식스레그혼 답지 않은 메시지였다.
이렇게 조급한 용이 아니었는데, 분명.
식스레그혼: 결론을 말해야 알아들으려나. 어제 재판 결과에서…
잠시 뒤 다시 메시지가 도착했다.
식스레그혼: 결과가 너의 상속을 취소하고 레어는 폐쇠한대. 아무도 그의 레어 비밀번호를 알지 못 하니, 폐기하겠다나 뭐라나. 그냥 네가 싫은 거지, 만만하고. 어리고, 고아고, 돈도 없고.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