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p.10 용병 (10)
네 번째의 간병을 받고서 석두는 무사히 회복했다. 그가 느끼기엔 전보다도 몸이 가벼워진 느낌이었다. 아마도 그 치료가 전에 생긴 자잘한 상처들도 전부 치료한 것 같았다.
‘돈이 많다는 건, 좋은거구나.’
자본의 힘을 느낀 석두였다. 석두가 나은 뒤, 하나를 필두로 또 다시 밖에서 일상을 즐길 계획을 짜고 있었다. 석두는 소파에 걸터앉아 물을 홀짝 마시며 가만히 계획을 지켜보았다. 하나는 네 번째가 재밌어할 만한 활동들을 계속 소개하면서 무엇을 할지 정했다.
“고르기가 어렵네요.”
“원래 어려운 고민이지.”
네 번째는 하나의 선택지들이 전부 마음에 들었다. 하나는 네 번째가 고민하더라도 답답해하지 않고 천천히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똑똑, 밖에서 노크소리가 들렸다. 아무런 의심 없이 성큼성큼 걸어가는 네 번째를 보며 석두가 급하게 말렸다.
“잠깐, 잠깐!”
“아! 깜짝아.”
“꼬맹이, 그렇게 의심 없이 나가도 돼? 밖에 누가 있는 지 알고... 또 저번처럼 어떤 미친놈이 나올지도 모르는데.”
“아, 죄송해요.”
두 번이나 같은 일이 벌어질 일은 적지만 혹시 모르니 석두가 먼저 문을 열어보았다.
“드디어 문을 열어주셨군요. 감사합니다. 석두.”
표정이 썩 좋지 않은 사람이 석두에게 전혀 감사해보이지 않는 감사 인사를 했다.
“근데 표정이 왜 그따구야?”
“아, 그게 불편하실 수 있었군요. 이러면 마음에 드시려나요? 처음뵙겠습니다~ 석두.”
로이드는 순식간에 표정을 바꾸더니 행동과 말투가 상반되게 바뀌었다.
“초대님의 개인비서 로이드입니다! 네 번째님께 초대님의 말씀을 전달해드리러 왔습니다~!”
“뭐야, 얘?”
“초대님이 저를요?”
“네 번째님! 반갑습니다! 다름이 아니라.. 초대님께서, 네 번째님을 부르십니다.”
그자는 네 번째를 보고 환하게 미소지었다. 그리고 ‘초대’라는 단어가 나오고 다시 표정이 굳어지고 말투가 다시 재수 없어졌다.
“‘때가 되었다.’라고 말씀드리면, 알아들으신다고 말씀하시더군요.”
그 말을 듣고 네 번째의 표정이 변했다. 그동안 봐온 어리숙한 표정과는 달리 어딘가 결심한 듯한 표정.
“그런거군요. 누나, 아쉽지만 다음에 놀러가요.”
“뭐, 아쉽지만... 형씨랑 미리 탐방하고 있어야겠구만?”
“송 하나, 당신도 같이 가야합니다.”
“어? 나도..?”
“경호원이니까요.”
“저 형씨는?”
“한 명이면 충분합니다.”
그렇게 송하나도 같이 끌려갔다. 석두는 굳이 자신을 데려가지 않는 그자에게 따지려고 하지 않았다. 가리온이 눈에 띄는 행동을 하지 말라 했으니. 석두도 직접 나서진 않았다. 그리고 그의 감이 그곳에 가선 안 될 것 같은 기분이었다.
“...조용하네.”
석두는 혼자서 밖으로 나갔다. 도시의 삶을 처음으로 혼자 돌아다니기로 했다.
“이봐요. 당신!”
그런데 어느 줄무니 옷에 멜빵바지를 입은 직원이 석두를 붙잡으며 말했다.
“..저요?”
“네~! 바로 당신이죠! 회색 올백머리를 한 당신! 한 번 이 이벤트에 참가해보시겠습니까~?”
힘찬 직원의 말솜씨에 그들은 전부 당황했다. 석두는 송하나보다 감당하기 어려운 사람이 있다는 거에 놀라면서 귀찮아 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신기한 경험이었기에, 석두는 전이라면 하지 않았을 행동을 했다.
“이벤트 내용이 뭐죠?”
“이벤트 내용은 바로바로~~”
직원은 그대로 직원의 매장으로 보이는 곳으로 들어가 펀칭머신을 등으로 밀었다. 그 펀칭머신은 사람 두 명보다 컸다. 직원은 조금씩 조금씩 기계를 끌고왔다.
“허억.. 헥, 이벤트 내용은 바로... 아, 잠ㅎ시만요..”
직원은 기계를 들고오는 게 힘들었는 지 숨을 고르고 그에게 설명했다.
“후.. 이벤트 내용은 간단합니다~! 이 펀칭머신을 쳐서 만점을 받으시면 돼요!”
“...그게 끝입니까?”
“네! 이벤트인데 굳이 복잡하게 해야하나요?”
이상하리만큼 간단한 이벤트였다. 석두는 수상하게 바라보았지만 직원의 표정은 당당했다.
“만점은 999점입니다! 이 LED바가 저 칸까지 켜지면 만점이에요~! 그런데, 참고로! 무슨 종족이시진 모르겠지만, 용인이시라면 능력은 금지!~ 입니다!”
직원이 웃으며 입에다 손가락으로 x표시로 알려주었다. 직원의 설명은 전부 이해했다.
‘순수 힘이라면, 누구보다 자신있으니까.’
석두는 한 손을 감싼 채 허리쪽에 갖다댔다.
“오~? 범상치 않은 기운이 느껴지시는데요?”
석두는 짧은 도약과 함께 펀칭머신의 쿠션을 때렸다. 부웅, 이라는 소리가 짧게 들리고 강한 풍압이 기계를 중심으로 퍼져나갔다.
“엇!?”
영향이 얼마나 컸는지, 근처를 지나가던 사람들이 석두를 처다보며 웅성거렸다.
“이정도면, 된건가?”
“999점..! 만점입니다!!?”
직원은 당황했다. 그런데도 직원은 가게로 들어가서 작은 상자를 양손에 들고 왔다. 상자의 앞부분에는 ‘이벤트용 경품 박스’라고 써있었다.
“이게 뭐지?”
“이벤트용 경품 박스입니다!, 꽝은 없지만, 상품은 다양하답니다! 과연~? 행운의 당첨자가 될 수 있을지~?”
어느새 여러 사람들의 기대를 받고 있었고 석두가 당황한 채로 어느 상자를 바라보고 있었다. 석두는 긴장하며 상자에 손을 넣었다. 직원은 입으로 드럼을 치는 소리를 직접 내었다.
“과연~ 무슨 상품일까~~요?”
긴장되는 순간에 석두가 마침내 상품이 적힌 종이를 꺼냈다. 하지만 종이의 내용을 펼쳐보기 전에 그냥 직원에게 종이를 건냈다. ㅣ
“아쉽지만 확인은 못할 것 같네.”
“네?”
석두는 그 말을 하고 자리를 벗어났다. 최대한 인적이 드문 골목으로 들어갔다.
‘무언가 쫓아온다. 그것도, 달갑지 않은 적의를 드러내며..’
누구인지는 알지 못했다. 아마 석두가 펀칭기계를 친 이후로 그를 노리는 것 같았다. 달아나보려고도 해봤지만 그의 자취를 정확하게 따라가고 있다. 그리고 둘만이 남았다고 생각되었을때, 석두는 쉼 없이 움직이던 발을 멈추었다.
“누군데 날 쫓아오는거지? 여기서 누군가에게 그정도 원한을 산 기억이 없는데?”
“오랜만입니다. 부대장.”
날카롭게 다듬어진 쌍검을 양손에 쥔 채로 그의 뒤에 착지했다. 석두에겐 익숙한 목소리였다.
“노마?”
“우리를 버린 후의 도시의 생활은.. 후련하고 재밌었습니까?”
노마는 그새 석두의 뒤를 잡았고 검을 휘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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