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p.11 용병 (11)
‘저 검은 위험하다.’
석두는 아슬아슬하게 노마의 검을 피했다.
“부대장, 말해주십쇼. 우리를 버리고 난 뒤에 후련하셨습니까?”
하지만 한 번 피한다고 끝은 아니었다. 두 개의 칼이 골목을 빈틈없이 난도질 했다. 석두는 아무것도 비무장 상태였다. 때문에 어떤 공격도 방어도 하지 못한 채로 피할 수 밖에 없었다. 비록 그의 몸이 평범한 사람들, 그리고 용인마저도 감탄할 신체 능력일지라도 노마가 가진 검은 조심해야했다.
‘노마는 나보다도 감각이 뛰어났다…. ’관찰력이 뛰어나다‘라고 해야 할까.’
좁은 골목을 이용해 피하면서도 석두는 차분히 생각했다.
‘용병단이…. 아니, 노마가 처음부터 날 죽일 생각이었다면…. 대놓고 날 쫓으려 하진 않았겠지.’
석두는 노마일 줄은 몰랐지만, 누군가 자신을 노린다는 건 쉽게 눈치챌 수 있었다.
‘그리고 노마라면…. 내가 그 정도 살기쯤은 쉽게 눈치챌 수 있다는 것도 알았을 것이다.’
어느 날 대장은 또 어떤 소년을 데려왔다.
“대장, 자꾸 어디서 누굴 데려오시는 겁니까.
나이가 굉장히 어려 보였다. 아직 죽지 않은 똘망똘망한 눈동자와 석두의 손바닥보다 10배는 작아 보이는 손. 대장은 어깨를 토닥이며 그를 소개했다.
“새로 우리 용병단이 될 아이란다.”
“...잘못 들었습니다?”
“이름은 네차크 노마. 너와 같은 임무를 맡게 될 거란다. 그러니 잘 가르쳐두렴.”
대장은 툭하면 어디서 누군갈 데려오는 게 흔한 일이었지만 이렇게 어린아이를 데려와서 용병단까지 입단시킨 것은 처음이었다.
“미치셨습니까? 이런 애가 어떻게 용병을….”
자기도 모르게 욕이 튀어나왔다.
“석두야, 나보다 직감이 좋은 네가 모를 리가 없다고 생각되는데…. 모른 척 하는 거니?”
석두는 노마를 보자마자 눈치채고 있었다. 지금은 모르지만, 용병이 된다면 반드시 깨어나게 될 그 아이의 본능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니 반대하는 겁니다. 이런 애가 용병 일을 한다면.”
“한다면?”
“진짜 모르셔서 그러는 겁니까? 대장 성격상 그냥 감으로 데려오진 않았을 거 아닙니까?”
석두는 답답해서 말을 하다 말았다. 대장은 자신의 감을 믿지 않는다. 오로지 눈으로 본 사실을 토대로 판단한다. 그런 대장이, 그저 어린애를 무턱대고 용병시키진 않았을 것이다. 그것도 그의 후임으로 생각했다면 아마 보통의 재능을 본 게 아닐 것이다.
“난 네가 용병 일을 좀 더 편하게 할 수 있을까 봐 데려온 거란다. 그러니 너무 뭐라 하진 말아주렴.”
그저 웃는 대장의 말은 진심이었다.
“대장의 생각은 진짜로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습니다.”
“난 항상 있는 그대로만 말하는데. 왜 다들 안 믿어주는지 모르겠구나.”
“...”
노마는 용병이 되고 쑥쑥 자랐다. 우리는 원래 항상 음식이 부족해서 굶진 않아도 하루에 한 끼가 끝이었지만 노마가 들어온 이후로 음식이 부족하지 않았다.
“부대장, 저만 뭔가 이상합니까? 노마가 들어온 이후로 음식이 안 부족한 것 같습니다.”
잠자코 있던 용병도 거들었다.
“그렇지? 나만 그런 게 아니었지? 부대장…. 대장이 왠지 네차크만 편애하는 것 같습니다..”
누군가 머리 옆을 손가락으로 돌리며 말했다.
“상식적으로 그게 말이 되냐? 그냥 우연하겠지~”
“기보르, 베다테. 대장을 의심은 무가치합니다. 그저 맡은 일에 충실합니다.”
얌전히 고슬고슬한 주먹밥을 우적우적 먹던 석두가 말했다.
“얌전히 먹어라.”
“네….”
“넵.”
석두의 가르침을 받기 시작한 노마는 그를 계속 따라다녔다. 같이 적들을 상대할 때는 물론이고 밥을 먹는 사소한 때나, 쉬는 시간, 잘 때도 그를 따라다녔다. 그리고 노마가 어느새 본인만의 검을 가지기 시작했을 때부터는 석두와 대련을 시작했다.
“부대장! 이것 좀 보십쇼! 새로운 검입니다! 검! 저랑 한 판 붙어보시겠습니까?”
쉬고 있는 석두를 향해 노마가 숨이 차게 달려와서는 새로 받은 검을 자랑했다.
“까불지 마라. 네차크.”
이때의 석두는 약간 까칠했다. 남에게 쉽게 정을 주지 않는 그런 용이었다. 한 판 붙자는 노마를 주먹 한 방에 혼내주었다.
“아야…. 너무하심다. 하지만, 이번엔 분명 보였슴다! 다음번엔 반드시 벨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입니다….”
대련을 한 지 1주일밖에 되지 않았을 때 노마의 무서운 재능을 실감했다. 그때의 석두는 기분 탓으로 넘겼다.
“행운을 빌지.”
왜냐하면 석두는 용병으로서의 재능이 있는 노마의 성장이 기대되었다.
“제가 말했지 않슴까. 다음번엔 반드시 벨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말입니다….”
어느 날, 노마는 석두의 목을 베어내게 된다. 석두는 그때의 기억을 떠올려려서 그런지 그때의 목을 매만졌다. 골목에서 쫓기는 상태에서 말이다.
‘기척만큼은 얼마든지 지울 수 있는 녀석이, 이렇게 살벌한 살기를 띄어서 되겠나….’
노마는 눈을 부릅뜨고 석두를 쫓아 골목을 뛰었다.
“대답해주십쇼! 부대장!”
제대로 하지 않는다면 크게 다칠 수도 있었다. 석두는 최대한 눈에 띄고 싶지 않았지만, 상황은 그의 사정을 봐주지 않았다. 그리고 석두도 어느 정도 마음을 먹은 듯했다.
‘녀석에겐 미안하지만…. 봐줄 수 없겠는걸.’
그간의 정이 있었다. 그러나 더 이상 그곳에 얽매이고 싶지 않았다. 자신이 용병단을 떠난 순간부터 이런 일이 올 줄은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나 빨리 찾아올 줄은 몰랐다. 수개월이나 걸린 이 도피가 노마에겐 쉬운 일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네차크, 용병단이 싫진 않았다. 하지만 난 너무 지쳐버린 것뿐이야.’
석두가 뛰다 말고 뒤를 돌아본 순간이었다.
‘칫’이라는 말과 함께 노마가 달아났다. 전과는 달리 완벽하게 살기를 지우고 사라졌다.
“...뭐지?”
“아이고, 저 형씨는 어딜 급하게 가는 거랑?”
익숙한 말투, 하지만 익숙한 목소리는 아니었다. 여자 목소리가 아니라, 남자 목소리였다.
“형씨는 땀을 왜 이렇게 흘려? 혹시 쫓기고 있던 건가? 그렇다면….”
두 손으로 그를 가리키며 말했다.
“혹시 내가 형씨를 살려준 건가? 방금 있었던 사람…. 아니, 사람은 아니려나? 아무튼, 그 남자 내가 쫓아내 준거 맞지?”
골목에서 갑자기 나타난 그 사내는 가벼운 걸음걸이로 석두의 앞으로 움직였다. 짙은 녹색의 머리카락, 장난스러우면서 어딘가 뒤틀린 표정. 석두가 이상함을 느끼고 물었다.
“너 뭐야.”
“나는 말야….”
“아니 그거 말고”
석두가 자기소개하려던 그 자의 말을 끊었다.
“뭐냐고, 너.”
감각이 말하길, 앞에 있는 그는 인간도 드래곤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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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두의 목이 다친 이유
“기습이지만 대단하네. 내가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그렇게까지 기척을 지우다니. 확실히 재능이 있네.”
노마가 코 아래를 손가락으로 비비며 말했다.
“하핳, 이 정도는 쉽지 말임다. 근데 진짜 신기하지 말임다. 분명 더 베일 줄 알았는데 고작 피 조금 흐르게 하는 게 끝이라니…. 흉도 안 남을 것 같지 말입니다.”
노마는 정교하게 베어냈다. 하지만 새로 받은 검으로도 석두의 피부를 완전히 베어내는 것은 실패했다.
“부대장 혹시 종족이 뭡니까?”
“나도 몰라.”
“으음….”
노마는 머리를 돌려가며 생각했다.
“대장은 종족이 뭡니까? 기습만 하려고 하면 실패하지 말임다.”
“흠….”
석두는 잠시 생각하다 말했다.
“직접 물어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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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 종족이 뭡니까?”
당돌하게 물어보는 노마의 모습에 에호바가 입을 벌리며 기겁했다.
“그게 무슨 행동입니까!? 네차크!”
노마는 에호바가 뭐라 하든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런 건 왜 궁금한 걸까? 네차크. 일과는 아무 상관이 없을 텐데 말이야.”
“부대장 종족을 생각해보다가 갑자기 궁금해졌습니다.”
“부대장….”
“네차크..! 헛소리하지 말고 당장 가십….”
“다크베인.”
“대장?”
에호바는 그렇게 쓰러졌고 대장은 아무렇지 않게 웃으며 답했다.
“다크베인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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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어어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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