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왜요. 정곡이에요?”
나는 그 말을 듣고서야 왜 이 아이가 나를 향해 지겹다는 표정을 지었는지 알 수 있었다. 소장은 그동안, 이 아이를 감시해왔던 것 같았다.
“난 그저 걱정되었을 뿐이지. 근데 돌아온 게 이거라서, 어떻게 할지….”
나는 가운을 들쳐 배에 난 검은 상처를 보여주었다.
“윽… 그건 내 잘못이 아니에요. 아저씨가 날 몰래 감시하지만 않았으면 멀쩡했을 거예요. 가끔 팔이 멋대로 변하거든요.”
“그건, 네 능력이 네 의지와는 관련 없이 나간다는 거니?”
“어느 정도는요.”
그건 방어기제일까, 아니면 능력이 의지를 가진 건지 궁금했다. 처음으로 연구원으로서의 탐구심이 생겼다.
“그때마다 공통된 특징은 없었니?”
“이봐요. 아저씨, 저 때문에 다쳐서 미안한 마음은 있지만 그딴 눈으로 쳐다보면 안 미안해질 것 같거든요?”
내 눈이 어땠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그 아이는 자신에 대해 궁금해하는 걸 싫어하는 것 같았다.
“빨리 내 눈앞에서 사라져요.”
“나는….”
“그게 아니고…!”
아이의 눈이 당혹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팔이, 변할 것 같으니까 빨리 사라지라고요!”
분노에 의한 경고가 아니었다. 정말로 그 아이의 팔이 검게 변하고 있었다. 하지만 아이가 떨리는 팔을 붙잡고 있었다. 마치 충동을 억제하는 것처럼.
의지대로 제어되지 않는 능력은 막는다고 막을 수 있는 것일까. 그것도 일이 벌어지고 얼마 되지 않은 그 짧은 사이에 말이다. 아이는 팔이 변하는 것을 막지 못했다.
“키에..엑!”
“...?”
그것은 내가 아닌 뒤에서 나를 덮치려는 어떤 것의 몸을 꿰뚫었다.
“뭐…. 뭐야?”
나도 예상하지 못했지만, 그 아이도 예상하지 못한 것 같았다. 그리고 저것은 과연 무엇일까.
“끼에엑…. 키엘!”
흉측한 모습을 한 것이 검은 촉수에 몸을 꿰뚫린 채 괴성을 질렀다. 고통의 소리인 것 같기도 하며 흐느낌의 소리인 것 같았다. 검은 촉수는 신경 쓰지 않는다는 듯 그것의 머리를 한 번 더 꿰뚫었다.
“저건…. 뭐죠?”
“나도 알 수 없어.”
그것은 조용해졌다. 죽은 것 같았다. 나와 아이는 아직 경계를 완전히 지워내지 못했다. 그래도 나는 그것에게 다가갔다. 겉으로 볼 때 그것은 인간인 것 같기도 드래곤인 것 같기도 했다.
“이건, 뭐지?”
그것은 인간에게서 나타나는 특징과 드래곤에게서 나타나는 특징을 전부 갖고 있었다. 단순히 혼혈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결론을 지을 수 없었다.
“이게, 어떻게 여기 있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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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무서운 이야기. 그건 그냥 혼혈이 아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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