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넘어갈 순 없는 거겠죠?”
마리아와 비나는 검은 촉수로 만든 벽에서 반투명해진 아인과 소장을 멀찍이 보고만 있었다.
“아마도요. 촉수가 유체 상태에 가까워서 공격을 막는 건 쉬울지 몰라도 공격은 어렵거든요. 이렇게 붕대를 던져도…”
비나가 일직선으로 붕대를 던졌지만 날아가다 촉수들에 의해 속도를 잃었다. 붕대는 물속에 있는 것처럼 중간에서 붕 떠 있었다.
“중간에서 더 나아가지 못해요. 직접 들어갔다간 삼켜지는 건 불 보듯 뻔하죠.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한데….”
-
“그 누구도 막지 못할 무기가 될 수 있었을 텐데 말이야.”
더는 생각할 필요도 없었다. 나의 비늘은 그의 목을 깔끔하게 잘라냈다. 이미 죽은 사람이어서 피가 튀지는 않았다. 대신 검은 액체가 주변으로 튀었다.
“왜?”
바닥에 목이 떨어졌다.
“내게 화가 난 거니? 하지만 왜?”
목이 떨어져도 소장의 몸은 굳건히 서 있었다. 바닥에 떨어진 그의 얼굴은 나를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그녀가 네 일족이 되면 좋은 거 아니니? 그리고 왜 이런 행동을 한 건지 이해할 수 없구나. 어차피 내가 죽지 않는다는 걸 이미 알고 있을 텐데….”
“닥쳐.”
나는 시끄럽기만 한 소장의 머리를 발로 뭉갰다. 그의 머리는 두부처럼 으깨졌다. 그녀의 말대로 소장이 이미 죽은 사람이라면 이렇게 한다고 해서 소장은 죽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끝까지 나는 그를 죽일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이곳에 남을 이유는 되지 않는다. 이곳에 남을 이유 또한 아무것도 없었다.
비나의 붕대가 나의 몸을 감고 끌어당겼다. 나는 힘 없이 붕대에 이끌려 촉수 안을 통과해 밖으로 꺼내졌다.
“소장이 기절하니 이 정도는 괜찮나 보네요.”
그녀 특유의 미소로 나를 반겼다.
“...시원하게 자르던데. 무슨 일없었죠?”
“아인 괜찮지?”
마리아가 나의 양 뺨을 만졌다. 나의 표정과 눈을 보면서 걱정했다. 나는 나를 걱정해주는 그녀의 표정을 보면서 마음을 다시 잡았다.
“이곳에서 나가자. 마리아. 이곳에 남을 이유는 없었어.”
“나는 어떻게든 상관없어. 아인이 좋으면 나도 좋아.”
“좋은 생각이에요. 스스로 실험체가 될 이유는 없죠. 그럼….”
그 상황 긴장을 풀었던 탓이었을까. 누구도 그 상황을 예측하긴 힘들었을 거다. 또 다른 검은 촉수가 마리아의 심장을 정확히 꿰뚫었다.
“아….”
촉수가 빠르게 제 위치로 돌아가면서 그것의 주인이 나타났다.
“또 나타났어…. 죽여야 해…. 인간도 드래곤도 아닌…. 죽여야 할 것들….”
소장의 아들이 이상한 말을 반복하고 있었다.
“전부 죽여야 해!”
=
좀 오래 쉬었죠. 그래서 그 만큼 많이 갖고 왔습니다. [어떤 용]은 이제 두 챕터만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간과 용]과 같이 연재하기에는 스토리 적으로 혼동 될 수 있다고 느껴졌거든요. 저는 [인간과 용]을 읽지 않아도 [어떤 용]이 스토리 적으로 매끄롭게 진행되길 바랐지만 제가 직접 쓰면서 조율 하는 것이 힘들다고 느껴졌고 먼저 [인간과 용]을 마무리 짓고 [어떤 용]도 끝내려고 합니다. 다들 기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아요와 댓글은 큰 힘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