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나가 아인과 소장 사이를 붕대로 가로막았다. 소장에게 다가가려는 아인을 붕대로 구속하고 그너의 뒤로 오게 했다.
“물러서요, 아인. 이 사람이 진짜 원흉이니까.”
“이것부터 놓고….”
“당신을 구하는 중이니까 우선 그대로 있어 줘요.”
뒤로 간 아인은 마리아와 눈이 마주쳤고 그녀가 기쁜 듯 웃자 아인도 얌전해졌다. 비나는 소장에게 가서 팔짱을 끼고 웃는 입 모양을 만들었다.
“사람을… 단단히 교육해놨군요. 소장님. 이 정도의 사고가 일어났는데도 어떤 의심도 하지 않는 사람을 가진 건 조금 부럽기까지 하네요.”
소장은 아무 말 없이 그녀를 보았다.
“말할 생각은 없으신 거 같으니 더 혼자 얘기해보죠. 사실 예전부터 쭉 지켜보고 있었어요. 언제쯤 그 녀석이 당신의 냄새를 맡고 찾아올까…. 기다리고 있었거든요. 근데 기어코 오늘 그날이 왔군요. 아직도 할 말이 없으신가요?”
비나의 말을 들은 소장의 눈이 점차 커졌다. 그 눈동자는 예상하지 못한 당황함과 반가움이 있었다.
“전에는 똑똑하셨는데 눈치채는 게 느리시네요. 여기까지는 예상하지 못하셨나 봐요?”
“네가 아직 살아있을 거란 생각을 못 했거든. 그때까지만 해도 넌, 이미 수명이 얼마 남지 않은 상태였으니.”
비나의 목소리에는 약간의 비웃음이 있는 것 같았지만 소장의 목소리에는 오직 반가움뿐이었다.
“저도 마찬가지였어요. 소장님, 하지만 소장님과는 다른 형태로 목숨을 유지하고 있네요.”
아까 비나의 태도와는 다르게 그들의 대화는 오랜만에 만난 친구처럼 느껴졌다.
“어떻게 된 건지 궁금하지만…. 얘기해주지 않겠지?”
“이건 저도 어떻게 된 건지 알 수 없어서 알려드리긴 힘들 것 같네요.”
“아쉽구나.”
그림자로 메워져 있던 소장의 몸은 다시 인간 같은 몸으로 돌아갔고 즉시 여러 개의 그림자 촉수가 비나를 향해 날아왔다. 비나는 물러서지 않고 붕대를 꺼내 촉수들을 막았다.
“비나…님? 저희도 상황을 이해하고 싶은데요….”
“소장은 이미 200살을 넘긴 죽은 사람이에요. 드래곤의 능력으로 살아있는 것처럼 보일 뿐이죠.”
비나는 공격을 막으면서도 마리아의 질문에 대답해주었다.
“그리고 이곳은 거대한 연구소에요. 당신들이 살았던 모든 곳이 그의 거대한 실험실이자 연구소에요. 이곳의 모든 사람이 그의 실험체죠. 아, 놓쳤…”
비나가 마저 막지 못한 촉수가 마리아를 향했지만 아인의 비늘들이 방패처럼 퍼져 촉수들을 막았고 촉수들은 물처럼 사방으로 흩뿌려졌다. 아인은 검지를 든 채 비나에게 말했다.
“계속해. 이 연구소가 만들어진 이유는 무엇인지.”
비나가 흐뭇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봤다. 소장의 검은 촉수는 비나와 아인을 연결하던 붕대 줄을 끊어버렸다. 하나의 검은 촉수가 비나를 밀어내고 아인과 떨어지도록 만들었다. 소장은 촉수들을 더 꺼내 겹겹이 쌓아 쉽게 뚫을 수 없는 벽처럼 만들었다.
“아인, 그 아이의 말을 들을 필요는 없어. 연구소의 목적이 뭐가 더 있겠니. 나의 목적은 항상 인간과 드래곤의 공존이란다.”
“...마리아는 왜 그렇게 된 겁니까.”
“마리아가 변한 건 유감이야, 네 정수가 마리아에게 흡수되는 것까지는 완벽했는데 마리아의 의지를 너무 과소평가했나 봐.”
“원래는 네가 죽고 마리아가 유일한 다크베인의 일족이 된다면 내 아들을 뛰어넘는…. 그 누구도 막지 못할 무기가 될 수 있었을 텐데 말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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