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젠가…평화로웠던 적이 있었던 것 같다. 친구들과 함께 너른 벌판을 뛰어다니고, 산에 올라가선 크게 소리를 지른 후 들려오는 메아리를 들었더랬다. 높디높은 하늘을 보며 웃음 짓던…행복했던 나날. 따스한 햇살과, 푸르른 초원과, 미소. 어느덧 내 옆으로 쐐액 소리를 내며 포탄 하나가 지나갔다.
그제야 이제껏 쓸데없는 생각을 했다는 것을 깨닫고는 머리를 세게 흔들었다. …이제 와서 그런 생각을 해 봤자…. …콰앙-하는 폭발음과 함께 기분 나쁜 열기가 몸을 휘감고는 사라졌다. 다시 총대를 쥐어 메고 함자에 엎드린 뒤 달려오는 ‘적’ 을 향해 총을 난사했다. 폭발의 열기에 녹은 얼음이 언 땅을 뒤덮어 생겨난 질척한 흙탕물의 촉감이 내 옷에 묻혀왔다. 머리 위로 쏟아져 내리는 피의 폭포수에 온 시야를 가려졌다. 그것을 닦아내고는 다시 내 몸을 뒤흔드는 폭발음에 귀를 틀어막았다. 어느덧 그 폭발음에 익숙해진 나는 중대원들을 다독여 다시 일어나 달려갔다.
순간 무언가에 걸려 앞으로 엎어질 뻔 했던 나는 휘청하고는 다시 달려가려다 문득 발밑을 보았다. 뭉개진 피부가 드러나며 밟혀있는 내 발 주변에는 피가 튀어 있었다. ‘그것’ 에 총을 들이대어 쏘고는 수류탄을 뽑아 앞으로 내던진 후 몸을 웅크렸다. 콰앙-하는 아득한 소리와 함께 뭔가가 후두둑 흐트러지는 소리가 났다.
언뜻 들리는 퇴각 음에 다시 수류탄과 최루탄을 뽑아 적에게로 내던지고는 무겁게만 느껴지는 총을 등에 메고 최선을 다해 앞으로 달려갔다. 무언가 내 발을 푹푹 빠지게 하는 것도, 그것에게서 튀어 오르는 굳어있는 검은 액체나 어쩌다 보면 들리는 신음 소리와 함께 튀어 오르는 붉은 액체 따위는 신경 쓰지 않았다. 내 뒤에서 달려오는 제 2소대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그들을 살리기 위해 죽을힘을 다해 달렸다.
거의 퇴각선 가까이 와 제 2소대가 우르르 제 1중대가 모이는 곳으로 달려갔을 때, 저 멀리서 아득히 총소리가 들려왔다. 순간 나도 모르게 오소소 소름이 돋아 그대로 몸을 빠르게 옆으로 틀었다. 하지만 피잉-하는 파공음과 함께 화끈해지는 어깨와 뒤이어 밀려오는 고통 때문인지 온 몸에 힘이 빠져나가는 듯 했다. 무릎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곧 풀썩 꺾일 것 같은 다리를 겨우겨우 추슬렀다. 총알이 다시 내 몸 어딘가에 바람구멍을 만들기 전에 최대한 도망쳐야 했다. 달려오는 적들을 향해 연막탄을 던지자 폭발하는 소리와 함께 내 뒤가 온통 연기로 휩싸였다. 내 뒤를 따라오던 3 소대원 들도 다행히 모두 연기 속을 빠져나와 산의 곳곳으로 흩어졌다. 온 몸으로 퍼져가는 고통을 막을 길은 없었다. 그것을 겨우겨우 억누르며 흐릿해지는 시야에 인상을 찌푸리자 그나마 앞이 보였다.
아득히 멀리서 들려오는 폭음 소리. 누군가 나의 이름을 외치며 나를 부축하는 것이 느껴졌다. 뿌리치고 싶었지만, 그대로 기대어지는 나의 나약한 몸에 나는 낮은 신음을 흘렸다. 어느덧 폭음 소리도 잦아들고 그 누구도 공격해 오지 않았다. 진영이 점점 가까워졌다. 갑자기 맥이 탁 풀리며 나는 그 앞에 털썩 무릎을 꿇었다. 누군가 나를 급박하게 부르는 소리를 들으며, 나는 진흙탕으로 얼굴을 박아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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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귓가에 낮게 울리는 누군가의 목소리에 뜨이지 않는 눈을 겨우 뜨려고 노력했지만 화끈하게 달아오르는 어깨에 저도 모르게 내 입 밖으로 터져 나오는 비명을 막을 수가 없었다. 누군가 욱신거리다 못해 떨어져 나간 듯이 아려오는 내 팔을 억지로 들어 올리는 느낌이 났고, 순간 신경으로 고통이 전달되어 오며 팔을 떼어내는 것 같은 아픔에 온 몸을 비틀었다.
고통이 온 몸의 구석구석으로 퍼져나갔다. 마치 무서운 것이라도 본 마냥 온 몸은 덜덜 떨렸고, 숨은 점점 거칠어졌다. 거친 숨소리가 가쁘게 내뱉어졌다. 가늘게 뜬 눈으로 하얀 천장이 보였다. 그리고 고개를 돌리자 천장과는 대조적으로 온통 빨간 피 범벅인 내 어깨가 보였다. 누군가가 나에게 마스크를 씌워 주는 듯 했고, 순간 뭔가 몸 안으로 밀려들어오는 것 같더니 쏟아지는 졸음과 서서히 사라지는 고통에 나는 서서히 눈을 감았다. 어느덧 입에서 계속 흘러나오던 신음소리도 사라져 있었다. 마지막으로 긴 숨을 내뱉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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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윽….”
누군가가 꾹꾹 누르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어깨를 뒤로하고 나는 앞으로 계속 걸어갔다. 철벅거리며 내 발에 튀는 물을 보니 아마도 이곳은 늪인 것 같았다. 총대를 쥐어 멘 후 계속 앞으로 걸어갔다. 뭔가가 얼굴과 몸에 닿은 것 같지만 나무줄기라 치부하고는 그저 이리저리 몸을 숨기며 앞을 향해 천천히 다가갔다. 절대로 섣불리 총을 쏘지는 않았다. 그러다가 여기 있는 것이 들키면 내 몸에 바람구멍이 뚫리는 것은 한 순간이라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긴장한 것인지 두근거리는 내 심장소리만 들려왔다.
문득 이곳은 전장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 세상에 전장이 아닌 곳은 없다고 생각하며 퍼뜩 잡생각을 머리에서 지워버렸다. 그 순간, 갑자기 어디선가 첨벙거리는 소리가 들려 메고 있던 총을 그대로 내려 소리가 난 곳으로 겨누었다. 온 몸의 신경이 곤두서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다시 조용해지는 늪. 두근거리는 심장소리. 그리고 다시 누군가 걸어오는 소리와 함께 물이 이리저리 흔들리는 소리가 났다.
숨이 점점 차올랐다. 멀쩡한 어깨가 점점 아려와 총을 겨눈 자세가 불편해지자 결국 한쪽 손을 들어 어깨를 꾹꾹 누르고는 다시 총을 겨누고 다시 한 번 더 소리가 들리기를 기다렸다. 침묵만이 흐르는 늪. 거친 심장소리가 내 귓가에 마구 울렸다. 쿵, 쿵, 쿵 성난 말이 달리는 듯이 뛰는 심장을 애써 무시하고 차가운 총신을 거머쥔 후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조준했다. 머릿속을 가득 채우는 심장소리가 시야가 아득해졌다.
첨벙. 그리고 나는 아무것도 보지 않은 채 총을 난사했다. 무언가 쓰러지는 소리가 들리자 어느새 뜨겁게 달궈진 총을 거두고는 홀린 듯이 내가 총을 퍼부은 곳으로 비척비척 다가갔다. 무언가 철퍽거리며 다리에 묻는 기분 나쁜 느낌에 무릎 위로 튄 것을 신경질적으로 닦고 어느덧 내 시야에 무언가 쓰러져 있는 것이 보이자 경계하며 총을 거머쥐었다.
…하지만 떠오른 것은 마리. 공허하게 비어 있는 눈동자가 나를 향해 있었다. 그 눈동자 안에는 예전에 나를 보던 그 웃음도, 생기도, 그 어느 것도 없었다. 순간 뭔가가 머리를 세게 강타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숨이 갑자기 턱 막혀 오는 느낌에 비틀거리며 나도 모르게 총을 놓았다. 허억-하고 빠르게 들이켜지는 숨에 콜록거리며 급히 내뱉었다. 첨벙-소리와 함께 튄 것은, 새빨간 피였다. 점점 어깨가 타들어가듯 아파와 배명을 지르며 쓰러지지 않으려 옆에 있던 나무를 꽉 잡았다. …사람의 팔이 투둑 떨어져 내렸고, 나는 그대로 피의 늪에 빠져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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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레티뉴 대위!”
“크…콜록, 콜록!”
숨을 가쁘게 들이쉬며 벌떡 일어난 나는 차라리 어깨를 절단해 버리고픈 고통을 느끼며 작게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옆에서 온스 소령이 나를 부르는 소리가 났지만 머리가 깨질듯이 아려왔고, 어지럽게 흔들리는 시야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눈을 감은 후 잠시 숨을 골랐다. 아까까지 펼쳐졌던 피의 향연에 어지러웠다. 곧 그 광경이 희뿌옇게 사라지자, 나는 다시 손을 툭 내린 후 눈을 떴다. 온스 소령이 가만히 나를 보고 있었다.
아려오는 어깨를 쥐어 싸매고 억지로 일어나려 했지만 그는 누워 있으라는 듯 손을 내렸고, 나는 숨을 내뱉으며 침대로 몸을 던졌다. 문득 욱신거려오는 왼쪽 어깨를 보니 피가 살짝 배어나와 있었다. 순간 자신의 뒤를 따라오던 제 2분대가 생각나 급히 고개를 들어 소령을 보니 그는 살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 난리 통에 어떻게 그들을 챙겼나…싶지만 저도 모르게 다행이라는 듯 한숨이 내뱉어졌다.
“…제 1중대 소속 레티뉴 대위, 온스 소령님께 무사귀환을 알립니다.”
“무사귀환은 무슨…자네 소속 중대원들은 모두 무사하지만 자네는 거…어깨에 총상을 입었지 않나?”
소령이 쿡쿡거리며 웃었다. 왼쪽 팔을 움직이려 살짝 들어 보았지만 순간 온 몸으로 찌르르하게 퍼지는 고통에 낮게 신음을 내뱉었다. 다시 소령을 보니 그는 어느새 시가를 꺼내어 입에 물고 있었다. 나를 보며 권하는 듯 시가를 내밀자 당연히 나는 거절했고, 소령은 혀를 차며 내 옆에 걸려있는 군복 윗주머니에 시가를 찔러 넣었다. 감사하다는 듯 살짝 고개를 숙인 나에게 그는 아니라는 듯 손사래를 쳐 보이고는 시가에 불을 댕겼다. 빨갛게 타들어가는 시가와 내뱉어지는 잿빛 연기.
“…언제쯤 복귀가 가능하나? 자네 같은 실력자는 항상 부족하다네.”
“실력자라뇨. …과찬 이십니다.”
“전 중대원 사망 없이 귀환이면 이 난리 통에선 실력자야. …후우…. 모두들 가벼운 상처더군. 뭐…폭탄 파편이 다리에 박혀서 좀 큰 수술을 한 놈들도 있지만 다 무사해. 그나저나 자네 옆에 붙어있던 중위가 말하기를, 중대원들을 뒤에 세우고 먼저 적진으로 돌진했다고 하던데…말이지?”
소령이 말을 마친 후 숨을 깊게 빨아들이고 내쉬었다. 짙은 연기가 병동 1인실 막사 안에 가득 차자 소령은 신경질적으로 막사 문을 열어 재꼈다. 물론 그곳도 병동이지만 그 누구도 그의 행동을 지적할 수는 없었다. 바쁘게 돌아다니는 그들을 보며 다시 나는 소령에게로 눈을 돌렸다. 어느덧 시가가 다 타올라 회색빛 재가 떨어져 내렸고, 한 모금을 남겨둔 채 그는 그것을 바닥에 떨어뜨린 후 짓밟아서 껐다.
…문득 어깨가 심히 아려오는 듯 했다. 내가 그 커다란 군용 장화에 짓밟힌 듯, 점점 근육이 당기기가지 했다. 입을 열었다가는 저도 모르게 신음소리가 흘러나올 것 같아 침을 삼키고는 다시 말문을 열었다.
“…예. 그들은 가족이 있…지 않습니까.”
“….”
문득 소령은 말이 없어졌다. 사실 맞는 말이었으니 그도 할 말이 없었을 것이다. 원래 고아원에서 지냈던 나는 ‘가족이 없다’ 는 이유만으로 어린 나이에 전쟁터로 쫓겨 왔고, 총알받이로 쓰였다. …나야 소령의 눈에 들어 모두 죽어버린 중위들과 대위들을 대신해 나는 가는 전투마다 살아 돌아왔고, 어느덧 일병도 아니었던 나는 대위가 되어 있었다. 소령은 아마 곧 중령이 될 것임이 틀림없었다.
…그런 쓸데없는 생각 따위에 할애할 시간은 없었기에 나는 소령을 보고 거수경례를 했다. 그도 내 의도를 알았는지 나를 향해 거수경례를 하고는 초콜릿을 주머니에서 꺼내어 나의 옆에 내려둔 후 사라졌다. …어깨는 아직도 욱신거려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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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소대 소속 레티뉴 대위, 출전을 허가받고 싶습니다.”
“안 돼. …자기 몸 상태 뻔히 알면서 최전방으로 지원해? …지휘관 몸이 멀쩡해야 소속 군인들 목숨도 멀쩡하게 지킬 수 있는 거다. 그러니까 난 이 지원 허가할 수 없네.”
“제 몸은 제가 잘 압니다. …벌써 일주일입니다. 제 소대를 제 2 소대 소속 제릴 대위에게 맡긴 것이. …이번에는 얼마나 사상자가 났을지 그저 걱정만 됩니다. 그러니 제가….”
“됐다. 더 의상의 토는 달지 말도록. 명령이다.”
“….”
나는 그에게 목례를 한 후 그의 막사를 나왔다. 막사 안과는 다르게 겨울철의 찬바람에 돌처럼 딱딱하게 굳어버린 땅에서 냉기가 피어올랐다. …주변에는 얼음처럼 얼어버린 눈이 쌓여 있었고, 그것은 전투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나는 시린 바람에 굳어버린 어깨를 몇 번 움직인 후 옷깃을 여미었다. …이제 출전할 시간이니까.
내 막사로 들어가 잘 손질되어 있는 군화를 신고 군복을 입은 후 아직 뻣뻣한 어깨에 붕대를 메며 조금 더 움직이기 편하게 하도록 했다. 수류탄을 차고 총을 들었다. 문득 윗주머니가 당겨 무엇인가 보았더니 시가 한 개비가 들어 있었다. …주머니에 찔러 넣은 후 초콜릿을 입으로 녹이며 들리는 호각 소리에 나는 저도 모르게 피어오르는 미소를 막을 수 없었다. …이번 전투에는 꼭 참가하고 싶었다. 아마도 그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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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여긴 제 3 소대! 적의 공격이 개시되었으며 적들은 새로운 폭탄을…아악!”
그 통신을 끝으로 치지직-거리는 소리가 들리며 통신은 끊겨버렸다. 통신을 듣던 한 여자는 치잇-하고 짧게 신음을 내뱉고는 전화기를 탕-하는 소리와 함께 내려놓았다. 뒤이어 정보대원들이 움찔하는 모습이 보였고, 여자는 침통한 얼굴로 자신의 뒤에 서 있는 누군가를 보았다. 그의 얼굴은 가히 석상이라고 말해도 될 정도로 굳어 있었다. 그녀는 그를 향해 경례하고는 정보부원이 건네주는 종이를 받아 챈 채 구깃구깃 구겨진 종이를 보았다.
그녀가 그 종이를 보는 순간, 그의 얼굴은 당황스러움과 놀람으로 차 있었다. …그녀 자신도 모르게 손이 떨리는 것이 보였다. 그녀의 뒤에 서 있던 남자가 그런 그를 보고는 의아함을 표했다. …그녀는 다시 종이를 구겨 손에 쥔 후 아니라는 듯 경례를 하고 막사를 나와 버렸다. 쓸쓸하게 불어오는 겨울바람 뒤로 그녀의 눈동자가 흔들리고, 얼굴이 일그러졌다. 구겨진 종이에는…레티뉴의 얼굴과 함께 ‘제거 대상’ 이라고 적혀 있었다.
…그녀는 담배를 문 후 불을 댕겼다. 빨갛게 타오르는 담뱃불이 마치 활활 타오르던…그것을 떠올리는 것 같아 그녀는 바로 담뱃재를 털어버렸다. …그녀의 명찰에는 ‘마렌’ 이라는 글자가 노랗게 새겨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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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전하기 전, 내가 없었다면 죽을 뻔 했던 소대원들에게로 가 보았다. 그들은 내게 깊이 감사를 표했다. 목숨이라도 살려 주어서 감사하다고. 게다가 회복이 되면 다시 전장에 투입될 수 있다고. …그들을 구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적군이 쓰러졌던가. 쓸데없는 생각이 들어 작게 한숨을 쉬고는 깊이 감사를 표하는 그들에게 목례로 응답해준 후 야전병원 막사를 나왔다. 군인들이 이리저리 바쁘게 움직이는 것을 잠시 보다가 2소대 소속 제릴 대위가 다가오는 것을 보고 그에게로 눈길을 돌렸다.
낙하산이니 뭐니…그의 뒤에 따라붙는 말들이 많았지만 결론은 2소대의 피해가 제일 막대하다는 것이다. …나 또한 항상 껄렁껄렁하게 다가와서는 우리 소대의 정예 병사들만 데려가는 그가 곱게 보이지는 않았으나 전시 상황에서 사사로운 감정을 담기는 싫었다. 뻐근한 어깨를 뒤로 하고 그에게 거수경례를 했다.
“아, 아. 됐습니다, 레티뉴 대위. 같은 계급인데요, 뭐.”
언제나처럼 얼굴에 피식 미소를 지으며 대충 경례를 하고 내 앞에 서는 그를 가만히 보자 그는 뭔가 떠올랐다는 표정을 짓고 손으로 내 어깨를 가리켰다. …무례함이 느껴지는 행동에 살짝 기분 나쁘다는 표정을 지은 뒤 한쪽 눈썹만 치켜 올린 후 그를 보자 그는 다시 웃으며 말을 이었다.
“대위님 어깨에 총상 입으셨다면서요?”
“…그렇습니다만…무슨 일이라도 있습니까?”
“아뇨, 아뇨. …혹시 대위님께서 출전 안 하시면 제가 대위님 1소대 좀 맡아볼까…해서요. 저희 2소대에는 대위님의 1소대처럼 실력자들이 많지 않아서…하하.”
어색하게 웃으며 내 눈치를 살피는 그를 보며 생쥐 같다는 생각을 한 것도 잠시, 어느새 내 옆으로 다가와 있는 온스 소령이 그를 보자 그는 흠칫 놀라서는 아니라는 듯 나에게 손사래를 치며 후다닥 달아나 버렸다. 경례도 하지 않고 가는 그를 소령은 익숙한 듯 혀를 찬 후 내가 그에게 의문을 표하며 고개를 돌리자 그는 땅바닥에 침을 뱉으며 제릴 대위를 향해 나지막하게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그런 그를 보며 피식 웃은 나는 그의 시선이 나에게로 쏠리는 것이 느껴지자 숙였던 고개를 들어 그를 보았다.
“…결국 참전하나?”
“예. …제릴 대위에게 저의 1소대를 맡기고 싶지는 않아서 말입니다.”
“중령님께선 당연히 반대하셨을 테고…. …하지만 그건 그렇지. …제릴 대위는 1소대를 몰살시켜 버릴지도 모르니 말이지.”
“….”
To be contin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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넵 안녕하세요...미르온입니다 허허
오랫만에 들러 조용히 예전에 올리려던 계절합작 \'겨울\' 본 편 중 앞부분을 던져놓고 가겠습니다...
이 시간엔 아무도 없으니 올려도 몇 분 안 보시리라 생각하며...ㅎㅎ
+)
고등학교 생활은 의외로 재미지네요!
시험이 한 달에 한 번 걸러 있다는 것을 빼고는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