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호 : 假 - 사기 이야기 1 (http://www.dragonvillage.net/attraction/?novel#page=2&pageSize=30&table=novel&mode=view&no=7144&caName)
假 - 사기 이야기 2
내 이름은 알스(:엉덩이,역주)다. 첫 화에서도 이름을 풀이당했으나 다시한번 똑같은 말을 한다는건 멍청한 작가의 괘씸한 의도라고 난 생각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내가 아니다. 이번 이야기에서 한낱 엑스트라로 설정된 나를, 혹자는 불쌍하게 여길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이야기의 주인공은 나에게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보다도 이런 허접한 이야기의 주인공은 절대로 되고싶지 않다. 나 정도나 되는 사람이 이런 이야기에 나오는 것 자체가 수치라고, 나는 조용히 분노한다. 긍지높은 한 사기꾼의 바보같은 이야기가 지금 시작된다.
바보 같은가? 하고 나는 진지하게 내 자신에게 되묻는다.
내가 그녀를 처음 만난 건 닭장수 아버지를 따라 이웃마을에 닭들을 팔러 갔을 때였다. 그 할멈도 닭을 사기 위해 줄 선 손님 중 하나였는데, 순서를 기다리는 동안 그녀는 자신을 유타칸이라는 반도의 용한 점쟁이라고 떠들었다. 축 쳐진 눈 밑으로 여드름이 곰팡이처럼 잔뜩 피어오른 얼굴은 굳이 말을 않더라도 그녀가 심술궂다는 것을 대변해 주고 있었다. 또 그 할멈은 자주빛이 도는 망토를 뒤집어 쓰고 있었는데, 그 망토에선 썩은 배추 냄새가 났다. 그 노인의 차례가 되자 아버지는 닭을 보여주며 말했다.
\"어떤 닭으로 하실거요? 요놈 싱싱하고 좋습니다.\"
\"가장 늙고 병들고 시들시들한 닭으로 주슈.\"
아버지와 난 뜻밖의 주문을 듣고 서로를 바라보았다. 이 할망구는 돈이 부족해 가장 저렴한 닭을 사가려는 것이다. 그래도 우리는 돈을 받기 때문에 결고 손해볼 것이 없다는 결론에 이르자, 아버지는 가장 비실비실한 닭을 싸주며 500골드를 받았다. 시중에서 판매하는 닭다리 한 조각의 가격이 350골드인 것을 감안하면 아주 싼 가격에 닭을 판매한 셈이지만, 그 닭은 분명 오래살지 못한다. 닭을 잡더라도 병든 닭을 기꺼이 사겠다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결국 그 닭은 500골드의 값어치도 나가지 않는 셈이었다.
\"고맙소. 깔깔깔. 당신과 당신의 아들은 매우 사이가 좋은가보구려. 내가 원하는 닭을 팔아준 대가로 나도 공짜로 점을 쳐주도록 하지. 자네 아들은 곧 독립할거야.\" 노인은 말을 남기고 곧바로 사람들 사이로 섞여 사라졌다.
아버지와 나는 병든 닭을 팔 수 있어서 기뻤다. 큰 돈은 아니었지만 잘 팔리지 않는 것이 빨리 팔린다는건 좋은 일이다. 물론, 점쟁인지 뭔지 하는 인상 나쁜 할망구에게 의문모를 소리를 들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그 할멈의 엉뚱한 잡소리에 지나지 않는다. 내 나이는 고작 열 살이다. 학교에서 열심히 공부하며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고는 하나, 독립하기엔 너무 어린 나이다. 그야 언젠가는 독립을 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조만간, 그것도 당장은 아니었다. 그 날 우리 부자는 닭이 많이 팔려 주머니엔 짤랑거리며 쌓여가는 돈과 함께 행복이 쌓여갔기에, 그 노인네의 멍청한 예언은 까마득히 잊혀지고 말았다.
잠깐. 이런 전개는 너무 식상하지 않은가.
이러면 나에게 곧 무슨 일이 생긴다는 사망플래그나 다름없잖아.
작가, 네놈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지?
우리 마을은 조용한 마을이다. 그렇다고 순 시골 촌동네라고 말한다면 섭섭하다. 마을에서 동쪽으로 10분 정도만 걸어가면, 멋드러진 고층 건물과 아기자기한 가게들이 있는 시내가 나온다. 자주는 아니지만 나는 아버지를 따라 시내에 한 두번씩 가곤 했다. 나는 절대로 시골뜨기가 아니다.
ㅡ이렇게 말하면 진짜 시골뜨기 같잖아. 멍청한 작가야.
아무튼 그런 우리 마을에서 북쪽으로 올라가면, 바닷가에 위치한 마을 두 개가 있다. 그곳은 정말 후진 동네였다. 일년 내내 그곳 사람들은 생선과 조개를 먹으며 아직까지도 주술과 마법을 믿는 멍청이들이 즐비하다. 하지만 관광 명소로도 알려진 그 마을들은 사실 꽤나 부유한 마을이다. 나는 순박한 척 하며 고유의 전통을 지키고 있는 듯한 마을이라고 정의했다. [있는 듯한]이라는 건 정말로 그렇다는 게 아니라 그런 시늉을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내가 지난번 아버지를 따라 조개를 사러 그 동네를 방문했을 때 조갯집 주인의 집은 겉보기엔 왜소하고 형편없었지만, 집 내부는 최신식으로 도배가 되어 있었다. 겉과 속이 다른 인간들. 결코 그들을 질투하는건 아니다. 다만 조금 부러웠을 뿐이다.라고 나는 조용히 중얼거린다. 들은 독자가 없었으면 한다. 남의 속마음을 엿듣다니, 그건 괘씸한 짓이다.
※다음 호 : 사기 이야기 3에서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