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p.25 광천 그리고 용병단 (2)
노마는 바뀐 주변 환경을 천천히 둘러보았다. 아직 계속 시야를 방해하는 초록 입자와 빨간 입자가 돌아다녔지만, 자신의 앞에 있는 한 그루의 나무는 자세히 볼 수 있었다.
“이건…. 진짜 나무야?”
싸우던 중이었지만 노마는 그 사실을 잊은 건지 분명 시멘트 기둥이었지만 가리온의 신기로 우뚝 솟은 소나무를 만지며 말했다.
“진짜는 아닙니다. 그저 신기가 만들어낸 공간일 뿐.”
“신기하네…. 그래서 신기인가?”
가리온이 노마에게 돌진하며 에너지 칼날을 휘둘렀다. 두꺼운 소나무가 쉽게 베이며 쓰러졌다. 노마는 그녀의 공격을 피하며 다시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자각했다.
“아 맞다. 싸우고 있었지?”
바로 피할 방법은 없었기에 가리온의 에너지 칼날과 노마의 검이 잠시 충돌했다. 잠깐 충돌했으나 가리온의 칼날이 굉음을 내며 미친 듯이 진동했다. 진동하는 칼날은 전기톱처럼 노마의 검을 점점 잘라내고 있었다.
“미친…!”
노마는 칼날을 떼어내고 달렸다. 가리온도 그를 쫓았다. 폐공사장이 위치를 알 수 없는 산 가운데가 되었다. 폐공사장을 뒤덮었다면 어딘가에 벽이 존재 해야 했었다. 아무리 달려도 자신을 가로막는 벽은 없었다.
‘이 공간…. 끝이 없는 건가?’
“이 공간은 제 기억을 토대로 한 공간입니다.”
가리온이 노마를 따라잡았다. 에너지 칼날이 그에게 닿으려 할 때 하얀 연기가 뿜어져 올랐다. 갑작스럽게 터진 연기를 피하려고 그녀는 연기 밖으로 한 발자국 물러났다.
‘연막탄?’
연막탄의 연기는 그리 오래갈 수 없었다. 가리온이 소환한 공간은 바람이 심하게 부는 곳이었다.
‘숨을 공간은 존재하지 않을 텐데….’
가리온이 노마가 있었던 곳을 잠시 바라보았다. 갑자기 연기 속에서 단검이 날아왔다. 막아내는 건 어렵지 않았다. 단검은 가리온의 칼날에 그대로 갈려 반으로 쪼개졌다.
“진작에 이렇게 해야 했는데.”
연기가 흩어지고 노마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의 쌍검은 등 뒤에 꽂혀있었다. 대신 양손에 단검이 들려있었다.
“아직 완전히 익숙해지진 않았지만 진짜 다가간 것 같거든.”
노마는 자신의 시야에서 돌아다니는 입자들이 계속 무엇을 의미하는지 깨닫지 못했었다. 초록과 빨강. 그의 직감으로 그것이 위험을 나누는 기준이 되는 것이라고 지각은 했다. 그렇다고 그것을 완벽히 이용하는 것은 어려웠다.
“뭐가 달라집니까?”
노마의 단검이 또다시 날아왔다. 가리온은 방패로 막았다. 고작 한 자루는 아니었다. 그는 소매에서 계속 단검을 꺼내서 가리온에게 던졌다.
‘난 부대장을 따라잡고 싶었어.’
딱 한 번 부대장의 목을 베어내는 것에 성공했을 때. 분명 그에게 조금 더 다가설 수 있다고 생각했다. 조금이라도 그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서 반드시 그와 대등해지거나 뛰어넘을 수 있어야 했다.
(“더 해볼 거냐?”)
(‘분명 거의 따라잡은 것 같았는데…?’)
오만한 생각이었다. 부대장이 제대로 힘을 쓰려고 했을 때마다. 노마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감각을 극한으로 끌어올려 보아도 혹독한 훈련으로 몸을 단련시켜도 어떤 방식으로든 노마는 그를 뛰어넘을 수 없었다.
‘조금은 억울했어.’
노마의 모든 노력은 항상 부대장에게 처참히 뭉개지는 느낌이었다. ‘따라잡을 수 없다.’ 그런 생각이 그를 좀 먹었다.
“소용없다는 걸 아실 텐데요. 결국 그 단검도 무한정으로 던질 수는 없지 않습니까?”
가리온은 점점 노마에게 다가갔다. 노마는 계속 소매에서 단검을 날려 가리온과 멀어졌다.
“무한정까지는 아니지만…. 내 동료가 좀 유능하거든.”
베다테가 만들어 준 옷에는 무기를 수납할 수 있는 공간을 따로 만들어놨다. 일정 무게까지 넣을 수 있지만 부피를 차지하지 않는다.
‘거리를 유지하는 원거리 공격. 근거리로는 승산이 없다고 판단한 거겠지. 하지만 달라지는 건….’
더 뛰어난 용병이 되고 싶었다. 인정받고 싶었다. 대장이 처음 그를 데려왔을 때 어쩌면 노마의 뛰어난 감각을 보고 데려온 것만은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처음 부대장이 나갈 것이라는 소식을 들었을 땐. 믿고 싶지 않았다.’
(“노마, 부대장이 이곳을 떠나고 싶어 하나 봐.”)
(“그게 무슨 소리야?”)
‘당신이 왜? 당신이…. 어째서?’
(“엘이 그랬어. 어쩌면, 우리가 싫어진 걸 수도.”)
말로는 그렇게 말했지만, 머리로는 이해했다. 노마는 그 사실을 믿고 싶지 않았다. 믿지 않으려 했다.
(“부대장이 그럴 리 없어! 베다테, 네가 잘못 생각하는 거겠지!”)
‘나는 아직 당신을 뛰어넘지 못했는데?’
노마가 소매에서 단검을 집어 던지려 했다. 더 이상 단검은 나오지 않았고 가리온은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도약해 칼날을 휘둘렀다.
(“부대장!! 일어났어?!”)
‘당신은 떠나지 않을 거야. 늘 똑같이 나보다 먼저 일어나 있을 거야. 그리고 같이 우리와…. 하루를 보낼 거야. 그렇지? 당신이 갈 곳은 어디에도 없으니까.’
항상 같은 날, 노마는 제일 먼저 부대장을 찾았다. 하지만 그날, 부대장은 사라졌다.
(“...아니구나.”)
‘나만 그렇게 생각했구나.’
노마는 부대장을 처음 보았을 때. 하지 못했던 말이 있었다.
“왜, 나한테 미리 진실을 얘기하지 않았습니까? 우리는 가족이 아니었습니까?”
어쩌면
“왜 나는 데리고 가지 않았습니까? 나는 도움이 되지 않습니까?”
였을 수도 있다.
피가 흘렀다.
“이건….”
노마의 칼에 찔린 가리온의 배에서 피가 흐르고 있었다.
“어떻게….”
가리온의 칼날은 분명 피할 수 없는 궤적이었다. 노마가 당황한 것이 보였다. 그리고 끝까지 숨겨왔던 그녀의 진짜 속도를 냈었다. 노마의 움직임은 설명할 수 없었다. 그 행동은 그녀의 생각을 미리 알았다는 듯이 행동했다. 노마는 웃고 있었다. 가리온은 그의 노란 빛을 내는 눈과 마주쳤다.
“그런 겁니까?”
노마는 수없이 생각했다. 석두, 부대장을 이기는 방법을 생각해왔다. 석두의 설명되지 않는 신체 능력은 아무리 단련한다고 한들 따라잡을 수 없다. 석두의 전투 감각 또한 특수하지만 그건 압도적인 신체 능력을 보조하기 위한 능력 같았다.
“내게 맞는 건 역시 ‘이쪽’이었나 봐.”
노마는 부대장이 될 수 없었다. 그래서 되려고 하지 않았다. 대신 그가 할 수 있는 걸 전부 끌어올리려고 했다.
[ 신기 – 추념의 눈동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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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fo.
신기 – 추념의 눈동자
도구형
온전한 이름은 추념의 눈동자 잔형관측
누군가를 반드시 따라잡고 대등해지고 싶다는 마음에서 비롯된 신기.
망막에 씌어지는 신기이다.
잔형 식별:
1.신기가 발동되면 제 3자의 시야로 자신을 바라보는 듯 사각지대가 사라지며 전장의 모든 공간과 시전자 및 적의 몸에 빨간색과 초록색의 특수 입자가 떠돈다.
빨간색 입자는 시전자에게 가해질 치명적인 위협, 공격의 궤적에 집중적으로 모여든다.
초록색 입자는 적의 약점,허점,공격을 완벽하게 피할 수 있는 안전지대에 모인다.
2.적이 무기를 들거나 근육을 움직이는 미세한 예비 동작들을 실시간으로 연산한다. 적이 어디로 어떻게 움직일지를 마치 미리 일어난 일처럼 인지하고 입자들이 궤적으로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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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각이야...!!! 중간에 잠들어서 늦었습니다.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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