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p.30 광천 그리고 용병단 (7)
“석두 씨….”
어떤 사람이라도 석두의 목소리를 들었다면 알 수 있었다.
“상황 설명을 부탁드려도 되겠습니까?”
그가 정말로 위험하다는 것이 아닌 것쯤을 알 수 있었다.
“아뇨! 석두는 지금 인질입니다! 그러니 다들 투항하십쇼!”
비나가 부자연스럽게 웃으며 말했다. 하지만 분위기는 싸울 상황이 아니었다. 심지어 연은 석두의 연기를 보고 이미 신기를 해제했었다.
“석두…. 정말로 아무 말도 안 하실 예정입니까?”
가리온이 그의 뒤통수를 매섭게 노려보았다. 석두도 그 따가운 눈초리가 느껴졌다. 괜히 비나는 석두를 공격하려는 것만 같아 더더욱 연기에 몰입했다.
“왜 이해를 못 합니까?! 석두는 지금 위.험.한! 상황입니다! 다들 투항하십쇼!”
비나가 붕대 몇 가닥을 들어 올려 위협하는 척을 했다. 아까 가리온을 밀쳐버렸던 붕대였지만 이제는 그 붕대가 두렵지 않았다.
“...비나님 실패한 것 같습니다.”
석두는 조용히 그녀에게만 들리도록 말했다. 그것을 들은 비나는 큰 소리로 석두에게 말했다.
“그럴 리가 없습니다…! 분명 완벽한 연기였습니다! 어…. 헙!”
“네?”
“...그런 거였습니까.”
강력한 힘이 있더라도 사실 비나는 순진한 어린 소녀다. 석두는 사람을 쉽게 믿는 그녀의 습관을 이용했다.
“아니…. 그게…!”
“...끝났습니까?”
“예소더!”
마침 예소더도 돌아왔다. 비나는 그를 보자마자 잽싸게 그에게 달려갔다. 석두도 딸려갔다.
“별일…. 없었죠?”
네 번째와 송하나도 예소더의 뒤를 따라 조용히 모습을 드러냈다.
“네 번째님! 송하나양! 무사했습니까?”
“멀쩡합니다…! 우와 형씨. 왜 그러고 누워있어? ㅋㅋ 첫 번째한테도 덤볐던 형씨가 붕대를 못 끊고 나오는 거야?”
송하나가 붕대에 묶여 있는 석두를 보며 비웃었다. 석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쪽이 가장 말이 잘 통할 것 같군요.”
가리온은 예소더를 보며 말했다. 그는 눈을 천천히 감았다 뜨고 한숨을 쉬었다.
“...불필요한 싸움은 피하는 게 좋겠죠.”
“누구 마음대로…!”
노마가 반발했지만, 그의 뜻대로 될 순 없었다.
“비나님, 싸움을 최소화해주실 수 있습니까?”
“...계획이 바뀌었습니까?”
“네.”
“알겠습니다!”
비나는 기쁘게 웃었다. 가리온과 예소더는 둘만 대화할 수 있는 공간으로 갔다. 둘의 대화는 원활했다. 성격이 잘 맞는다고 해도 틀리지 않는 말이었다. 용병단들과 광천 사람들은 언제 싸웠냐는 듯이 비나와 함께 놀고 있었다.
“이 귀여운 사람은 또 뭐야?”
“으아….”
“이 귀요미가 사람들을 전부 날려버렸다고? 푸핫”
송하나가 비나의 볼을 마구잡이로 늘리면서 말했다. 노마가 화들짝 놀라며 검을 뽑으려다가 도로 집어놓고 맨손으로 덤벼들었다.
“비나님 건들지 마!”
“부대장, 오랜만입니다. 그간 잘 지내셨습니까?”
기보르는 정연과 네 번째와 얘기를 마치고 혼자 있는 석두의 옆에 앉았다.
“...도시 생활도 그렇게 막 쉽진 않더라. 근데 너희 언제 돌아가냐…?”
“사실, 이게 마지막 임무입니다. 부대장.”
“뭐?”
“계속 여기 있을거란 소리입니다.”
송하나와 투덕거리던 노마가 싸움을 멈추고 잠깐 얘기했다.
“예소더가 그러더라. 용병단 전체가 이제 여기로 올 거라고. 대장까지. 윽, 이래도 항복을 안 해?”
“너나 해.”
“노마…. 볼을 만진 분…. 전 괜찮으니 멈춰 주세요…!”
“귀요미, 지금은 그거랑 상관 없는 거야…!”
“아닙니다. 비나님, 이건 용병단의 명예가 걸린 일…!”
기보르와 석두는 그 모습을 반 눈을 뜨면서 보다가 서로 눈이 마주쳤다. 그들은 동시에 한숨을 내쉬었다.
“근데, 너는 왜 저 귀요미한테 ‘님’자를 붙이는 거야?”
노마가 송하나의 주먹을 막으며 말했다.
“그야 당연하지. 비나님이 가장 강하니까.”
송하나가 몸부림치는 걸 멈추었다. 송하나는 천천히 비나에게 고개를 돌렸다. 비나는 쑥스럽다는 듯이 웃고 있었다.
“왜…. 그렇게 쳐다봅니까?”
송하나는 노마를 내팽개쳤다.
“이 녀석이…!”
다시 비나의 몸 이곳저곳을 탐색했다.
“간지럽습니다…!”
“이 귀요미가…. 형씨보다?”
“비나님한테 떨어지라고.”
노마가 그녀를 떼어내 보려고 했지만 송하나는 비나에게 딱 붙어서 떨어지지 않았다. 비나도 딱히 불편하진 않아서 막지 않았다. 그리고 석두를 쳐다보았다. 가만히 그들을 지켜보던 석두가 그녀의 물음에 답해주었다.
“...그래.”
“어떻게?! 그럼 그게 사실…?”
송하나는 그녀를 올려다보았다. 비나는 무해하게 미소 지었다.
“커흑…. 너무 해로운 미소야….”
“...헉! 괜찮으십니까?!”
조금 떨어진 곳에서 연과 네 번째는 그 모습을 보며 기분 좋게 웃었다.
“누나가 저 어린 소녀를 참 좋아하네요.”
“...어린 소녀가 아닙니다.”
“네?”
연은 어딘가 꺼림직했다. 하지만 그냥 묻어두기로 했다.
“무사하셔서 다행입니다. 첫 번째님의 말대로 조금 지켜보는 것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첫 번째…. 형님께서…. 요?”
“그렇습니다. 네 번째님이 납치되었어도 그들의 목적이 네 번째님일거란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우선 협상을 위해서도 제압에만 우선시했습니다. 다행히 좋은 결과가 나왔군요.”
“그러게요…. 근데 여긴 어떻게 오신 겁니까?”
“미리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사실 저 석두라는 용병이 네 번째님의 경호원이 된 순간부터 저 용병을 감시하고 있었습니다.”
“네? 아저씨…! 가….”
네 번째는 깜짝 놀란 탓에 목소리가 높아졌다. 연은 그를 향해 조용히 하라는 손짓을 했다. 네 번째는 다급히 주변을 둘러보았다. 다행히 다른 사람들은 그들에게 관심이 있어 보이진 않았다.
“사실 중요한 건 그게 아닙니다. 두 번째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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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허리야. 오랜만에 움직였는데 생각보다 힘든 일이었어.”
명천의 관리자는 온몸을 이리저리 움직여 스트레칭을 했다. 몸 곳곳에서 소리가 났다. 그의 목소리를 듣고 두 번째가 물었다.
“왜 혼자 오십니까?”
“뉴스 못 봤나? 갑자기 사라져버려서 놓쳤지 뭔가?”
“...변명입니까? 네 번째가 없다면,”
차분히 말하는 두 번째를 향해 그는 웃으면서 답했다.
“에헤이, 봤더니 그냥 꼬맹이던데. 무슨 문제라도 있나?”
“그냥 꼬맹이…. 꼬맹이라….”
두 번재는 허탈하게 웃었다.
“첫 번째도 초대 광천도 지금 고작 그 꼬맹이 하나에 모든 결정을 바꾸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고작 꼬맹이라 생각하는 겁니까? 이번에 당신의 모습이 그들에게 드러난 순간부터 내가 그 녀석을 노리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건 시간문제입니다! 그럼 영영 그 꼬맹이를 잡는 건…. 웃깁니까?”
흥분한 두 번째의 얼굴을 보고도 명천의 관리자의 미소는 사라지지 않았다. 두 번째는 그 실실 웃는 미소가 지겨워 신기로 날려버릴까 생각했다.
“진정하게.”
“제가 진정해야 할 합당한…. 이유가 있어야 할 겁니다.”
“먼저 선언하게. 네 번째가 아니라 초대를 먼저 끝내고 자네가 광천의 진정한 후계자가 되는 거지. 누구든 죽일 수 있는 그 신기로 말이지.”
30화를 넘겼군요. 사실 30화 더 해도 끝날 것 같진 않습니다. 더욱 더 열심히 해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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