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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드래곤 배틀 1부. 죽마고우.

0 네이첼
  • 조회수365
  • 작성일2014.08.21

※본 글의 출처는 http://blog.naver.com/cshaa980428/20203883972 에 있습니다. (제가 활동하는 블로그입니다.)

 긴 소설이지만 작성자에게 최고의 선물은 처음부터 끝까지 잘 읽어드리는 것 뿐입니다.




 "그곳에 당도하면 

                         그 어느 말이 필요할까?

                                                        세상 모든 용들의 혈투가

                                                                                     눈 앞에 펼쳐지고 있는데..."

-중국 푸젠 성 푸저우 시의 드래곤 배틀 스타디움에 걸린 시.



 이곳은 푸저우다. 세상 모든 용과 드래곤들이 모이는 곳. 찌는 듯한 더위와 함께 울려퍼지는 군중들의 함성. 함성 속에서 더 크게 메아리치듯 들려오는 드래곤들의 고성. 중국 최대의 도박판, 드래곤 배틀 스타디움이다.


 2025년, 세계 기업 시론즈가 드래곤 배틀을 법적으로 금지하는 법안을 제출하기 전까지, 드래곤 배틀은 전 세계 모든 젊은이들의 마음을 이끌었다. 돈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 자신을 알리기 위한 목적으로, 또는 강인함을 표출하고 싶은 자들이 모이는 성지같은 곳이었다.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하는 규칙도 없는 위험한 전투가 벌어지는 그곳이 바로 푸저우다.


 징타오는 멀리서 수염이 장대한 우아하고 아름다운 적룡 한마리가 초자연적인 힘으로 상대 드래곤을 제압하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징타오는 속이 탔다.


 '이겨라. 뱀장어 새끼를 꺾어버리는거다.'


 이윽고 징타오의 응원이 그 드래곤에게 닿았는지 용의 몸뚱아리를 세게 물어뜯으며 살점을 뜯어내자 용은 고통스런 눈빛으로 드래곤의 날개죽지를 움켜쥐었다. 용의 날카롭고 단단한 발톱이 날개죽지를 파고들며 날개뼈를 움켜쥐자 드래곤은 숨이 턱 막히는지 연신 가슴께를 부풀어올렸다. 드래곤의 힘겨운 숨소리가 경기장 내부의 공기를 가르자 용을 응원하던 군중들은 연신 환호성을 내질렀다.


 "그거야! 죽여버려!"

 "오늘도 '쉬에 렌 궈'에게 걸길 잘 했어. 오늘도 이길 줄 알았지!"


 쉬에 렌 궈, '피에 물들인 발톱'이란 뜻이다. 그 말대로 적룡의 발톱은 상대 드래곤의 등에서 울컥거리며 쏟아지는 피로 물들여져 있는 상태였고 그 용의 발톱에 죽어나갔을 수십 마리의 용과 드래곤의 혈흔이 잔뜩 묻어있었다.


 징타오는 한숨을 내쉬며 일어섰다. 그 드래곤에겐 더 이상 승산이 없었다. 날개뼈 속까지 깊게 다친 드래곤은 더 이상 날 수 없게 되거나 심하면 죽기 마련이었다. 징타오는 적룡의 머리 위에서 의기양양하게 두 팔을 흔들어보이는 사람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많은 사람들의 갈채와 환호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적룡의 머리 위 사람은 몇십 년 전만 해도 징타오의 둘도 없는 친구였다.


 약 30년 전, 푸저우에 한창 개발 바람이 일고 있을 무렵, 어린 소년 둘은 흙먼지 뒤덮힌 길바닥에서 나고 자랐다. 징타오의 집에서 딱 열걸음만 걸으면 나오는 바로 옆집에 그의 절친한 친구, '한슌'이 살고 있었다. 한슌과 징타오는 동네에서 죽마고우로 통했다. 흙탕물 투성이 강에서도 둘은 활발하게 잘 뛰어놀았다. 한 여름날 밤에는 두 가족이 한데 모여 모기향을 피우며 잠이 들곤 했다.


 그런 두 사람이 막 중학생이 되었을 무렵, 등굣길에 마주친 이상한 울음소리는 둘의 운명을 뒤흔들었다.


 학교 가는 길은 험난했다. 시내에 위치한 중학교까지 버스를 2번이나 갈아타야 했고 동네에서 벗어나 시내 버스를 타고도 30분이나 더 가야했다. 두 사람은 서로서로를 챙기며 간신히 학교까지 왔다갔다 했다.

 어느날 좁아터진 버스 안에서 드래곤 배틀이 열리는 스타디움을 지나갈 때였다.


 "크와아아아아악!!"

 "씨이이익!"


 이상한 울음소리가 경기장 밖으로 울려퍼졌다. 두 드래곤의 광기에 찬 혈투가 커다란 울음소리로 승화되어 천지를 진동시키고 있었다. 두 소년도 소리를 듣고 궁금한 듯 기웃거렸다.


 "도대체 뭐지?"


 호기심 왕성한 한슌이 말했다.


 "저거? 얼마 전에 저 스타디움이 드래곤 배틀 경기장으로 쓰일거란 뉴스를 들었는데..."


 우연히 뉴스에서 버려진 스타디움을 개조해 드래곤 배틀 경기장으로 탈바꿈 시켰다는 사업가의 이야기를 들은 적 있는 징타오는 스타디움 안에서 울려퍼지는 커다란 울음소리에 그다지 놀라지 않았다.


 한슌은 엄청난 관심을 보이며 차창 밖으로 보이는 스타디움을 주시했다.


 "저 안에서 드래곤들이 엄청나게 싸워대겠지? 대단하다... 나도 참여해보고 싶어."

 "어휴... 네가 드래곤에게 밟혀 죽고 싶어서 환장을 했구나. 아서라~"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말한 징타오완 달리 한슌은 스타디움이 멀어져 보이지 않을 때까지 차창 밖을 내다보았다.


 학교에 도착해서도 한슌은 드래곤 배틀에 대한 이야기만 줄곧 해댔다. 온갖 상상에 푹 빠져 수업 시간에 멍 때리기도 해 선생님의 분필탄에 맞기 일쑤였다. 그렇지만 한슌의 드래곤 배틀에 대한 환상은 끝날 줄 몰랐다.


 집에서 함께 숙제를 하고 같이 놀 때도 드래곤 배틀에 대한 이야기는 그치지 않고 계속 쏟아져나왔다. 징타오는 처음엔 함께 이야기하며 화제를 공유했으나 나중엔 그저그런 표정으로 추임새만 넣어주곤 했다.


 중학교 시절이 쏜살같이 지나가고 고등학교 1학년이 된 여름, 갑자기 한슌이 징타오에게 찾아왔다.


 "징타오, 이거 좀 봐줘."


 한슌은 그의 손에 들린 잡지책을 펴며 보여주었다. 징타오는 별게 있을까하는 표정으로 잡지책 속을 들여다보았다.

 동그랗고 작은 붉은 알, 그리고 알을 낳은 듯한 어미의 모습이 함께 담겨있었다. 징타오가 시큰둥하게 물었다.


 "이게 뭔데?"

 "뭐긴 뭐야! 용알 분양이지~"


 잔뜩 흥분한 한슌의 목소리에 조금 놀란 징타오가 사진 속 알을 이리저리 살펴보았다. 그제야 알 옆에 씌여진 가격이 눈에 들어왔다. 자그마치 2만 8천 위안이었다. (한화 약 500만원) 고등학교 1학년에겐 버거운 가격이었다.

 징타오가 의심스런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서.... 그걸 사겠다고?"

 "당연하지! 나도 배틀에 참가하고 싶거든. 참가하려면 용이 한마리 있어야하니까."


 적극적인 한슌의 태도에 다시한번 놀란 징타오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너네 부모님은 허락하셨어?"

 "아니... 우리 부모님이 허락해주실 분들이 아니잖아... 돈도 같이 모으자! 용돈 다 모으고 아르바이트도 조금씩 하면 금방 모일거야!"


 징타오는 한숨을 내쉬며 이를 어떻게 대꾸해야할지 궁리했다. 친구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알아서 더욱 고민되었다. 드래곤 배틀에 참가한 사람들 중 일부는 심각한 부상을 입거나 죽기도 하는 등 여러 심각한 문제들이 일어났음에도 불구하고 드래곤 배틀을 위한 규칙조차 없었다. 승리를 위해서라면 어떠한 방법을 써도 좋단 것이다. 그런 한슌이 드래곤 배틀에 나간다면 분명 크게 다치거나 죽을지도 몰랐다.


 "완전 자살행위잖아! 경기장에 가본 적도 없는 네가 어떻게 드래곤 배틀에 참가할거야? 게다가 2만 8천 위안이 그냥 모이는 줄 알아!?"


 한슌에게 큰 소리를 하려던건 아닌데 자기도 모르게 화를 내듯 언성을 높이고 말았다.  두 소년의 가정은 그다지 부유한 편이 아니었다. 한슌의 아버지는 바다에 나가 생업을 이끌어갔고 징타오의 아버지는 농삿꾼이었다. 허나 부모님의 땅이 공단 개발지로 분류되어 땅이 팔릴 위기에 처하자 부모님의 날카로운 신경이 징타오에게까지 미치고 있었던 것이다.


 한슌은 잡지책을 들고 멍하니 서 있기만 했다. 잠시 후 한슌은 나지막하고 절망적인 목소리로 대답했다.


 "알았어... 안 도와준단거지? 두고 봐. 내가 꼭 돈 모아서 사낼거야."

 징타오는 왠지 기분이 찜찜했다. 친구가 혼자 돈을 모으려고 고행의 길로 빠져들려 했지만 친구를 도우려니 친구를 죽이는 꼴이었다. 그날 밤, 징타오는 내내 기분이 안 좋았다.


 이후로 징타오와 한슌은 서먹서먹하게 지냈다. 징타오는 한슌이 어디서 돈을 모으는지, 행여 돈을 벌려고 온갖 위험한 일을 하고 다니는건 아닌지 걱정했다. 한슌은 학교는 꼬박꼬박 나왔지만 방과 후 자율 학습에 빠지거나 점심 시간에 홀연히 사라지기도 했다.


 징타오의 머릿속엔 온통 한슌 걱정 뿐이었다. 몸은 성하니 잘 지낼지, 말려야 할지 도와줘야 할지 고민되었다. 도덕적으로 본다면 친구가 위험한 일을 하려는데 도와주는건 윤리에 어긋났다. 그렇다고 거세게 말리려니 우정에 금이 갈까 두려웠다.


 얼마 후, 한슌이 불안한 표정으로 작은 박스를 들고 오는게 보였다. 상자엔 중국어로 '용알 분양'이라 적혀있었다. 징타오는 드디어 한슌이 알을 샀구나 하고 짐작해 그에게 다가갔다.


 "오~ 결국 샀네? 추.. 축하한다.."


 자기가 그렇게 말하는게 맞는가 의심도 되었지만 한슌은 고개만 좀 끄덕이고 얼른 용알을 가지고 들어갔다. 뭔가 낌새가 이상했다. 평소의 그가 아니었던 것이다.


 징타오는 나름의 추리를 해보았다. 한슌이 용알을 1주일 내로 샀다는 사실이 의심되었다. 2만 8천 위안이 거저 주는 돈도 아닌데 그런 큰 돈의 출처가 도저히 추리되지 않았다. 어쩌면 부모님을 설득하는데 성공했을 수도 있었다.


 일은 그 다음에 터졌다. 자신의 대학 등록금을 넣어놓는 통장에서 돈이 대거 빠져나간 것이다. 인출자가 한슌으로 적혀있는 것을 본 한슌의 부모님은 불같이 노했다. 옆집에서 큰 다툼 소리가 들려왔다.


 "한슌! 이 돈은 도대체 어디에 썼냐?"

 "제 장래에 도움이 될만한 곳에 썼어요!"

 "이 불효막심한 놈! 이 애비가 없는 살림에 꼬박꼬박 모아온 돈을 훔쳐? 어디에 썼는지 말하라니까!!"


 아버지의 언성이 높아져만 갔다. 그제야 징타오의 부모님도 옆집을 내다보았다.


 "아니, 무슨 일인데 이렇게 야심한 밤에 목소리를 높입니까?"


 징타오의 어머니가 옆집을 향해 물었다. 징타오의 눈에 꿇어앉아 손 들고 있는 한슌이 어렴풋이 보였다.


 "아들놈 때문입니다. 신경쓰지 말아주세요..."

 "아니, 그래도 무슨 일인지 알아야 신경이 덜 쓰일거 아닙니까?"

 "괜히 참견하지 마십시오!"


 한슌의 아버지가 신경질적으로 대꾸했다. 10년 동안 죽마고우로 지낸 한슌의 아버지가 갑자기 너무나 낮설게 느껴졌다. 징타오는 분명 용알에 대해 화내고 계실거라 생각했다. 한슌이 2만 8천 위안이나 되는 돈을 지불하기 위해 무슨 짓을 저질렀을테니...


 그 후, 한슌은 말 없이 집을 나갔다. 학교도 더 이상 나오지 않았다. 징타오 혼자 버스를 타고, 공부하고, 밥을 먹었다. 한결같이 옆에 있었던 친구는 이제 없었다. 드래곤 배틀은 징타오에게 재앙이었다. 그토록 사랑하는 친구를 빼앗았고 그것도 모자라 죽음의 불구덩이 속으로 밀어넣을 것이다. 드래곤 배틀 챔피언까지의 길은 절대 안전한 길이 아니었고 죽음의 순간순간과 맞서싸워야 했다. 징타오는 사라진 한슌이 무사히 살아있기만을 바랬다.


 가끔 한슌의 용알이 부화가 되지 않아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꿈을 꾸곤 했다. 그러면 다시 예전처럼 같이 놀고 같이 공부할 수 있겠지하는 생각이 과거의 기억 저편에서 날아들어왔다. 한슌과 함께 자라며 울고 웃었던 추억들이 한슌의 빈 자리를 메우고 있었다.


 정신 없는 고등학교 3학년 시절, 갑자기 드래곤 배틀이 보고 싶어졌다. 한슌의 부모님과 징타오의 부모님은 한슌을 찾으러 백방으로 노력했지만 부모님들이 기다리는 한슌의 근황조차 접하지 못한 채 점점 시간은 지나고 있었다. 징타오는 마침 용돈이 남아 드래곤 배틀의 남은 한 자리를 구했다.


 C 구역 12열 자리는 경기장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자리였다. 드래곤들이 자세히 보이지는 않았지만 전광판에 실시간 경기 상황이 중계되어 그럭저럭 볼만 했다. 체구가 작은 드래곤들이 불줄기를 내뿜는건 거의 서커스였다. 그러나 경기가 계속될 수록 스타디움 내부는 피 튀기는 전장으로 변모했다.


 징타오는 다음 경기에 출전하게 되는 출전자의 이름을 유심히 살폈다. '하워 즈이 우', '불의 춤'이란 뜻이었다. 그의 용 이름은 '쉬에 렌 궈' 였다. 동양식의 용과 서양식 드래곤의 싸움이 될 터였다. 사람들은 실망했다.


 "뭐야? '홍스 치엔딩' 종이잖아? 별로 세지도 않은데..."

 "보나마나 죽음이야. 저 드래곤 녀석한테나 배팅하자고."


 사람들은 '홍스 치엔딩' 종을 깔보았다. '붉은 뿔'이란 종은 말 그대로 붉은 뿔이 자라나있었다. 징타오도 별 관심 없이 드래곤 배틀을 쳐다보았다. 드래곤 배틀 스타디움에 앉아있는 사람들이 한심해보였다.


 "이제 매혹적인 정열의 색! 홍스 치엔딩의 '쉬에 렌 궈'와 브리티쉬 골든 모나크의 '스카페이스'입니다!"


 두 드래곤과 용이 모습을 드러냈다. 징타오는 깜짝 놀랐다. 놀랍게도 '하워 즈이 우'는 불의 춤이 아닌 자신의 친구, 한슌이었다. 그 옆엔 무척이나 체구가 거대한 용이 늠름하게 서 있었다. 한슌과 용은 몇마디 말을 주고 받더니 한슌을 태운 채로 금세 경기장 주변을 선회했다. '스카페이스'의 파트너인듯한 영국인 또한 드래곤에 올라탔다.


 징타오는 돌덩어리를 얻어맞은 표정이었다. 자신의 친구 한슌이 기차만한 용을 타고 하늘로 날아오르고 있었다. '쉬에 렌 궈'는 엄청난 기염을 토하며 '스카페이스'에게 달려들었다. 곧 '스카페이스'의 발톱이 '쉬에 렌 궈'에게 박혔고 뿔 위에 올라선 한슌도 휘청거렸다. 자칫 잘못하다간 까마득한 아래로 떨어져버릴 터였다. 징타오는 눈앞에서 벌어지는 살극보다 용의 머리 위에 올라선 한슌 밖에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한슌이 고개 끄덕이자 '쉬에 렌 궈'가 엄청난 속도로 하늘을 가르기 시작했다. 이에 질세라 '스카페이스'도 같이 하늘 위로 올랐다. 두 용과 드래곤은 동양과 서양의 싸움을 상징하듯 하늘 높이 날아올랐다.


 그때 갑자기 한슌이 공중낙하하며 경기장으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군중들은 어린 목숨이 또 다시 가려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것은 작전에 불과했다. '스카페이스'가 한슌을 도와주러 날아들자 '쉬에 렌 궈'가 '스카페이스'를 움켜쥐고 연한 살 부분을 가격하기 시작했다. 곧 이어 '쉬에 렌 궈'의 기다란 꼬리가 한슌을 낚아채고 한슌은 아무렇지도 않게 '스카페이스'의 꼬리에 상처를 내었다.


 징타오는 순간 아찔했다. 자신의 친구가 방금 죽을 뻔한 사실이 믿기지가 앉았다. 아니, 처음부터 한슌이 드래곤 배틀 스타디움에 있는 것 자체가 놀라웠다. 저 사람이 한슌이 아니라고 부정하고 싶어도 그럴 순 없었다. 자신이 15년 동안 함께 해온 사람과 동시에 한슌의 용도 잡지 속 어미용의 모습을 그대로 빼닮은 것이다.


 '쉬에 렌 궈'의 붉은 뿔, 붉은 수염, 붉은 몸통에 비해 갈기와 배 부분은 흰 색을 띠고 있어 색 대비가 화려했다. 그리고 고급스럽고 우아한 몸짓이 '쉬에 렌 궈'를 더욱 매력적으로 만들어주었다. 곧이어 '쉬에 렌 궈'의 커다란 발톱이 '스카페이스'의 몸을 관통했다. 영국인과 '스카페이스'는 비명을 지르며 경기장 흙바닥으로 떨어졌다.


 경기가 있은 후 이번 경기에 대한 여러 이야기들이 들끓었다. 영국인은 전치 16주의 부상을 입었고 파트너 드래곤 '스카페이스'는 사망했다. 반면 한슌이 가진 '쉬에 렌 궈'에 대한 몸값이 크게 뛰어올랐다. 사람들은 '쉬에 렌 궈'에게 돈을 건다면 100% 배가 되어 돌아온다고 좋아했다. 경기를 보는 외국인들 중에서도 '쉬에 렌 궈'에게 돈을 거는 사람들이 있었다. 징타오는 한슌과 한슌의 용, '쉬에 렌 궈'를 만나보고 싶었지만 까다로운 방문 절차 때문에 근처에도 다가가지 못 했다. 그

저 출전자 휴식소에서 쉬고 있는 한슌과 용을 가만히 들여다보는게 전부였다.


 그 후, 한슌은 인기 스타가 되었다. 계속된 배틀에서 이긴 한슌은 여러마리의 드래곤과 용들을 죽이며 진정한 용들의 황제가 어디에 있느냐고 내질렀다. 그때마다 사람들은 고함과 함성을 내질렀고 한슌은 굉장한 인기와 동시에 엄청난 부를 얻었다. 다른 드래곤들에겐 지상 최대의 라이벌, 사람들에겐 인기 스타로 떠받들어졌다.


 징타오는 일부러 한슌의 부모님에게 알리지 않았다. 한슌이 그렇게 지낸다는 사실을 접한다면 부모님께선 크게 걱정하실 것이다. 아버지는 분명 아들에게 찾아가려 할테고 그렇게 된다면 '쉬에 렌 궈'가 부모님을 공격할 수도 있었다. 징타오는 도대체 어떻게 해야할지 감이 서지 않았다. 계속 한슌을 멀찍이서 바라보는 수밖에 없었다.


 이후, 징타오은 배틀이 열리는 날은 어김없이 C 구역 12열 자리에 예약했다. 그리곤 한슌이 상대하는 드래곤이나 용에게 희망을 걸었다. 제발 그들이 한슌에게 이겨 한슌이 드래곤 배틀을 그만하게 해달라고 바랐다. 이러한 자신의 태도가 한슌을 죽음으로 몰아넣을지 모르지만 제발 한슌이 지길 바랬다. 그러나 한슌은 항상 죽음의 순간이 닥칠 때마다 어김없이 살아났다. 마치 신이 그를 돕는 듯, 한슌은 삶과 죽음의 신을 농락하듯 경기를 치뤘고 결과는 언제나 한슌의 승리였다.


 징타오는 계속해서 상대 드래곤에게 희망을 걸었지만 뭔가 재물을 바친다면 효과가 배가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 후로부터 징타오는 상대 드래곤에게 배팅하기 시작했다. 변변찮은 벌이에서 간신히 용돈을 뽑아내 배팅 금액에 쏟아부었다. 하지만 그의 재물에도 불구하고 한슌의 '쉬에 렌 궈'는 매 경기마다 징타오의 희망을 갈갈이 찢어버렸다.


 국제 기업 시론즈에 의해 세계 법안이 개정되며 드래곤 배틀이 위험한 불법 스포츠로 간주되어 스타디움이 다시 버려지자 한슌과 징타오의 인연도 끊어졌다. 이제 더 이상 한슌을 볼 수 없다는 생각에 징타오는 마음이 짠했다.


 얼마 후 징타오는 2026년 드래곤 올림픽이 정식으로 개최되며 종목 중 '체전'이 끼여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분명 한슌도 거기 있을 거야...'


 그 동안 잊혀졌던 한슌과 '쉬에 렌 궈'에 대한 기억이 되살아났다. 징타오는 곧바로 미국행 비행기를 예약했다.




 내용을 요약하자면..... 징타오와 한슌은 매우 절친한 친구입니다. 그러나 한슌이 드래곤 배틀에 빠져들기 시작하며 징타오완 다른 흥밋거리를 가지게 됩니다. 그러다 자신도 드래곤 배틀에 참가하고 싶다며 500만원이나 되는 용알을 구입하겠다 나섭니다. 급기야 통장에서 돈을 훔친 한슌이 용알을 구입하자 부모님은 돈의 행방을 물으며 한슌을 꾸짖죠.... 얼마 후 한슌은 용알과 함께 홀연히 사라집니다.


 홀로 살아오던 징타오는 훌륭히 성장한 용과 한슌이 드래곤 배틀에 참여하는 것을 보게 됩니다. 징타오는 한슌에게 가 그만하라고 요구하고 싶었지만 인기 스타가 되어버린 한슌을 만날 순 없었습니다. 차라리 드래곤 배틀에서 져 집으로 돌아오길 원했던 징타오는 상대 드래곤을 응원하게 되고 급기야 배팅까지 하며 희망을 겁니다.


 드래곤 배틀이 법적으로 금지된 후 징타오는 한슌에 대해 거의 잊는 듯하지만 드래곤 올림픽의 개최 소식을 듣고 개최지인 미국으로 날아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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